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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반년’ 정준호 롯데百 대표, ‘강남 1등 백화점’ 만들기 드라이브

홍지인 기자

helena@

기사입력 : 2022-05-27 13:27

'백화점의 꽃' MD본부 조직 개편 및 사무실 강남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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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 사진제공 = 롯데GFR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 사진제공 = 롯데G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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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가 ‘강남 1등 백화점’ 만들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초 MD(상품기획)본부를 개편한데 이어 최근 MD본부 사무실을 삼성역 인근으로 이전시켰다. '백화점의 꽃'이라 불리는 MD본부를 대대적으로 변화시키며 고급화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MD 1·2본부 230여명이 서울 소공동에서 서울 강남 삼성역 인근 공유 오피스 위워크로 자리를 옮겼다. 정준호 대표는 명동과 삼성동에 모두 사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를 볼 계획이다.

10여년 전 롯데백화점 해외 패션 담당 파트 MD 일부가 서울 압구정동에서 근무했다가 명동으로 복귀한 적은 있지만 MD본부 전체가 이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롯데백화점 MD 본부가 이동하면서 롯데·신세계·현대 3대 백화점 MD본부가 모두 강남에 자리하게 됐다.

사무실 이전은 정 대표가 지시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신세계 백화점의 본사 이전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신세계백화점은 MD부서를 비롯한 백화점 본사를 명동에서 반포동으로 이전했다. 강남점 증축 이후 매출이 당시 국내 최대 점포인 롯데백화점 소공점에 맞먹을 정도로 늘자 과감히 본사 이전을 단행해 강남점에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연매출 2조 5000억원을 기록하며 런던 해롯백화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등을 제치고 전세계 매출 1위 백화점으로 도약했다.

신세계 출신인 정 대표는 이와 같은 사례를 살펴보고 본부 이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백화점 대표로 취임 후 "강남에서 1등 점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백화점 MD본부 삼성역 사무실./ 사진제공 = 이효완 롯데쇼핑 전무 인스타그램 캡쳐

롯데백화점 MD본부 삼성역 사무실./ 사진제공 = 이효완 롯데쇼핑 전무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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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고급 소비의 중심인 강남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점포가 있어야 한다"면서 "강남에서의 성공 경험이 타 점포로 확산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잠실점과 강남점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롯데백화점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는 다른 고급스러움을 넘어선 세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1등 롯데백화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처럼 ‘고급 백화점’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품을 비롯한 백화점의 고급화가 소비자를 이끄는 사업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롯데멤버스 ‘2022 라임(Lime) 명품 소비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0~2021년 명품 판매량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2019년보다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백화점은 소비자들이 명품을 구입한 유통 채널 중 42.6%를 기록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백화점 명품 소비 확대 흐름에 따라 지난해 국내 백화점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2조3165억원, 영업이익은 101.6% 늘어난 3622억원을 달성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 2조1032억원, 영업이익 30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0.2%, 53.3%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롯데백화점은 매출 2조8800억원과 영업이익 349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8%, 6.4% 느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이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보인 원인으로는 명품 경쟁력 부진이 꼽힌다. 롯데백화점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전국 31곳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1조원이 넘는 매장수는 3곳뿐이다. 전국에서 13개 점포를 운영해 4개의 ‘1조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보다 적다. 대표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갖고 있는 점포도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1곳뿐이다.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력에서 신세계·현대에 밀렸기 때문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은 편이다. 2021년 기준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40%를 넘겼지만, 롯데백화점은 18%에 불과하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 성장률(32.8%)도 신세계백화점(44.9%)과 현대백화점(38%)과 비교할 때 낮은 편이다. 정 대표는 이런 현상을 파악하고 고급화를 위한 명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MD조직에 변화를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이효완 롯데백화점 전무, 진승현 롯데백화점 상무보, 정의정 롯데백화점 상무보./ 사진제공 = 롯데쇼핑

(왼쪽부터)이효완 롯데백화점 전무, 진승현 롯데백화점 상무보, 정의정 롯데백화점 상무보./ 사진제공 =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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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올해 초 지역별로 나눠져 있던 상품본부를 본사 조직으로 통합하고 MD1본부와 MD2본부로 세분화했다. 각 본부 산하에는 6개 부문을 배치해 더욱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조직으로 재편했다.

MD1본부는 Luxury Brands 부문, Luxury&Contemporary Designer 부문 등으로 구성 돼 주로 럭셔리 브랜드를 맡는다. MD2본부는 일반 패션과 자체브랜드(PB) 등을 담당한다.

본부 개편 이후에는 유통·명품 업계 최고 전문가들로 MD본부를 채웠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럭셔리 상품군을 총괄하는 MD1 본부장으로 지방시 코리아 지사장 겸 대표를 지낸 이효완 전무를 영입했다. 롯데백화점의 첫 여성 전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시작으로 펜디코리아와 샤넬코리아에서 근무한 이 전무는 명품 전문가로 전해진다.

해외 명품 의류를 총괄하는 MD1본부 럭셔리 디자이너&컨템퍼러리 부문장에는 삼성물산에서 근무한 진승현 씨를 영입했다. 진 상무보는 발렌시아가 코리아 리테일 담당 상무를 지냈다. 마케팅 앤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에는 루이비통 코리아 마케팅 총괄이었던 김지현 상무보를 각각 영입했다. 현대백화점 디자인팀장이었던 정의정씨는 비주얼부문장 상무보를 맡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들은 업계에서 20년 이상 일한 전문가“라며 ”기존에 롯데백화점에서 부족한 부분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은 정 대표의 목표 달성에 속도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24일 유통 부문에 향후 5년간 8조1000억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7조원이 백화점과 아웃렛 등 쇼핑몰 사업에 투자된다.

롯데백화점은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본점·잠실점 등 핵심 지점을 리뉴얼한다. 이를 통해 업계 1,2위 점포로 키운다는 목표다. 서울 점포뿐만 아니라 인천, 수원, 부산 등 지방 거점 점포를 단계적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지난 몇 년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한 반면 신세계·현대백화점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왔다”며 “그러나 정준호 대표 취임 후 롯데가 ‘유통명가’의 입지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 개편과 업계 최고 전문가 영입 등 정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들이 언제부터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날지 업계가 매우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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