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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오리온 ‘달콤 살벌’ 글로벌 초코파이 전쟁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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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2-14 00:00

롯데 인도 힌두교도 위해 채식주의자용 개발
오리온 러시아 초코파이 연매출 1000억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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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오리온 ‘달콤 살벌’ 글로벌 초코파이 전쟁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K-스낵 중 해외 제사상에도 오를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는 제품이 있다. 바로 ‘초코파이’다. 1974년 출시돼 어느새 49살이 된 초코파이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 60여개 국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스낵 대표 주자 ‘초코파이’ 주요 제조사는 오리온과 롯데제과다. 초코파이는 1974년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오리온) 회장이 주식 대용으로 먹을 수 있도록 고단백, 고칼로리 과자로 출시했다. 초코파이는 출시와 동시에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단숨에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고 오리온 효자상품이 됐다.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출시한 5년 뒤 롯데제과가 이와 유사한 ‘쵸코파이(지금은 초코파이)’를 선보였다. 오리온이 1997년 롯데제과 상표 등록을 취소하기 위해 소송을 걸었지만 재판부가 ‘초코파이’를 일반명사로 취급해 이 소송은 마무리됐다. 이후 오리온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광고 음악과 ‘情(정) 캠페인’으로 ‘초코파이는 오리온’이라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었고 한국 초코파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상황은 조금 다르다.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초코파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 치열한 경쟁에 이미 몇몇 국가에서는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롯데제과, 17조 인도 제과 시장 선점
인구 14억에 제과시장 규모는 무려 17조 원. 엄청난 수치를 자랑하는 인도 시장은 롯데제과가 선점했다. 인도에서 초코파이는 제사상에 올라오고, 특별한 날 선물 1순위로 꼽힐 만큼 인기가 높다.

롯데제과는 1990년대 말 선제적으로 인도 시장에 신출해 인도 첸나이와 하리아나 2곳에 공장을 설립했다. 인도 파이류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으며 연간 400억 원 규모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90년 역사의 인도 대표 제과회사 패리스를 2004년 인수해 초코파이 생산을 확대하는 등 전략적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2014년에는 마시멜로에 사용되는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채식주의자용 초코파이’도 개발했다.

인도 시장성을 노리고 오리온도 현지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2월 인도 라자스탄주 비와디 지역에 제과 공장을 준공하고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오리온은 이 공장에서 초코파이를 집중적으로 생산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던 것처럼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생산은 제조업체인 만 벤처스가 전담하고 오리온은 생산을 제외한 제품 관리, 영업, 마케팅 등 과정을 맡고 있다. 앞서 오리온은 2019년 만 벤처스와 이와 같은 계약생산 방식을 합의한 바 있다.

오리온, 러시아에서 12종 초코파이 생산
쌀쌀한 날씨의 러시아는 차(茶) 문화가 발달해 이와 같이 즐기는 파이·비스킷에 대한 수요 높다.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이런 티타임 문화에 발맞춰 초코파이 판매에 적극 나섰다.

2006년 러시아에 진출한 오리온은 현지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진출과 동시에 트베리 공장 등 현지 생산시설을 세우며 공급에 집중했다. 높은 인기 가동 중인 2개 공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올해 러시아 트베리주 크립쪼바에 세 번째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오리온 법인 중 가장 많은 12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차와 케이크를 함께 즐기는 러시아 식문화에 어울리도록 잼을 활용한 다양한 초코파이를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체리’, ‘라즈베리’, ‘블랙커런트’, ‘망고’ 초코파이 등 ‘잼’을 활용한 차별화된 제품을 다양하게 내놨다.

이와 같은 현지화 전략으로 2019년 이후 오리온의 러시아 매출은 매해 두 자릿수 상승해 지난해 상반기 누적 1조 원을 돌파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진출 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제품 개발 역량과 러시아 현지 문화에 맞춘 다 제품군 전략이 주효했다”며 “올해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해 제2의 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 화력도 만만치 않다. 롯데제과는 최근 러시아 현지 법인에 약 340억 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 라인 및 창고 건물을 증축했다. 현지 생산능력을 늘려 안정적 물량공급을 기반으로 판매 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현재 롯데제과는 지난 2010년 준공한 러시아 칼루가주 오브닌스크시에 초코파이 공장에서 초코파이 4종(오리지널, 카카오, 바나나, 딸기)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약 5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승부 글로벌 무대가 결정
두 회사의 적극적 해외 진출로 초코파이는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중국에서 오리온 초코파이가 국내 제과 브랜드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C-BPI)’ 파이 부문 1위에 오르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초코파이가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국내 1, 2위 제과업체로 대표적 라이벌 기업이다. 해마다 1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제 두 회사 격전지는 글로벌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회사 순위는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제과 소비층이 감소하면서 국내 스낵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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