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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경쟁 치열해진다…인터넷은행 VS 시중은행 ‘한판승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1-27 22:51

은행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
3년 유예기간 후 은행과 같은 예대율 적용
현장실사·연대보증계약 허용…상반기 시행

기업대출 경쟁 치열해진다…인터넷은행 VS 시중은행 ‘한판승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기업대출 시장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법령개정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확대가 예고되면서다.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기업대출로 활로를 찾고 있는 만큼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이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을 균형 있게 취급하고 일반은행과의 규제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가 단계적으로 정상화된다.

은행들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값(대출금/예수금)이 10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예대율 규제를 받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은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은 115%, 기업대출은 85%의 가중치가 적용된다.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기업대출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100만원의 대출을 취급했다면 가계대출은 115만원, 기업대출은 85만원으로 산정돼 기업대출을 더 활발하게 취급할 유인이 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영업 초기인 점을 고려해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경우 가계대출에 100%의 가중치가 적용돼왔다. 그러나 이는 인터넷은행들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유인으로 작용했다. 기업대출을 신규로 취급할 경우 기존에 취급한 가계대출 전부에 예대율 가중치가 115%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터넷은행도 3년의 유예기간 이후 일반은행과 동일한 예대율 규제가 적용된다. 유예기간이라 하더라도 신규 취급하는 가계대출의 경우 일반 은행과 같은 115%의 가중치가 적용된다. 기존 가계대출은 현행과 같이 100%의 가중치를 적용하되 유예기간 3년 경과 시 115%로 전환된다.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영업개시 시점부터 3년간은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을 경우에만 가계대출에 100%의 가중치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후엔 기존 인터넷은행과 같이 3년 유예기간을 거쳐 115%를 적용받는다.

개정안에는 현장실사 등이 필요한 중소기업 대출의 특성을 고려해 인터넷은행의 대면거래 예외사유를 정비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인터넷은행이 대면거래가 아닌 전자금융거래의 방식으로 업무를 영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적·기술적으로 전자금융거래가 곤란하거나 소비자 보호 및 편의증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대면거래를 허용한다.

앞으로는 실제 사업영위 여부 확인, 비대면 제출 서류(정관, 이사회의사록)의 진위 확인 등 현장실사가 필요한 경우 대면거래가 허용된다. 중소기업 대표자 등과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대면거래를 할 수 있다.

은행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은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업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업대출 시장의 판도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가계대출만 취급해온 인터넷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주문 사항인 중금리 대출 확대에도 속도를 더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은행들은 연내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신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상반기 보증서나 담보 없이 자체적인 신용평가에 따라 대출을 해주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기업대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기업대출 확대 전략을 세우고 상품 확대와 영업 조직 재편 등에 나선 상태다.

신한은행은 최근 기업영업력 강화를 위해 SRM(Senior Relationship Manager) 제도와 기업영업단장 제도를 도입했다. SRM 제도는 기업영업의 핵심 직무인 RM(Relationship Manager) 제도를 확대한 것이다. 역량이 우수한 직원이 부서장급으로 승진하더라도 단순 관리자 역할이 아닌 지속적인 영업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기업영업단장 제도는 지난해 파일럿 시행 이후 올해 전국으로 확대됐다. 지역본부별로 상주하는 기업영업단장이 본부 내 기업영업을 진두지휘하면서 후배 직원들의 기업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 입점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땡겨요 사업자 대출’를 출시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기업고객의 수요를 반영한 서비스 개선사항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공급망금융, 기업자금관리, 기업뱅킹 등을 데브옵스(DevOps) 조직으로 개편했다. 데브옵스는 소프트웨어의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의 합성어로 개발 담당자와 운영 담당자가 협업하는 개발 방법론을 말한다.

국민은행은 올 초 전국 본부장 회의에서 기업대출 목표치를 전년 증가율 대비 200%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가계대출에서 성장 제한이 예상된다”며 “기업금융과 캐피탈 시장(Capital Market) 영역에서 성장 활로를 모색해 나가자”고 주문한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수도권 기업금융센터를 65개소로 확대 운영하는 한편 기업금융점포에 대해 일정 한도로 금리 자동승인제도를 운영하는 등 금리 재량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달 20일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생산설비 확대 등 경제성장 동력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출한도와 금리를 우대하는 기업대출 상품인 ‘NH기업성장론’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농협은행에서 산업별 위험 수준에 따라 개별산업에 부여한 산업관리등급, 하나로기업고객등급 등에 따라 대출한도를 우대하고 매출액 및 누적수주계약 증가, 시설자금 중 자기자금비중 등에 따라 최대 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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