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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가을 이사철 무색, 씨 마른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

장호성 기자

hs6776@

김관주 기자

gjoo@

기사입력 : 2021-10-12 00:00

강남/강북·아파트/빌라 구분없이 모두 매물 감소
‘절세’ 위한 주택 용도변경 증가…전세난 요인 산적

▲ 마포구 일대 빌라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어제 왔던 손님이 고민해보겠다고 돌아가면 다음날 다시 왔을 때 같은 매물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

서울 마포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전통적인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이 다가왔지만, 매매는 물론 전월세시장의 불안 역시 서울 전역에서 여전히 감지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1주 기준 지난달 서울 전역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8371건으로, 8월 1만4606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작년의 경우 9월 1만3605건, 10월 1만668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줄어든 수치다.

계약일 기준 집계이므로 소폭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같은 기간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거래 또한 지난해 9월 8682건에서 올해 9월 4800건으로 역시 반토막이 됐다.

서울 중에서도 가장 고가 아파트가 모여있는 지역 중 하나인 강남 부동산의 경우, 전년과 비교할 때 호가는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실거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아파트의 전월세거래 추이를 살펴보면 작년 9월 1064건이던 것이 올해 9월에는 628건으로 줄었다. 빌라 역시 작년 428건에서 올해 226건으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강남 소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인가구 기준 빌라나 아파트는 전세를 찾는 사람은 대부분 젊은 분들이라 매매 거래량은 없다”며, “가족 단위 이사 또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사 비용(중개수수료 및 포장이사) 때문에 최대한 이동을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와 매매 모두 작년 대비 최소 30%이하로 거래량이 줄었다는 전언도 있었다.

서대문과 마포 등 서울 서부지역의 부동산 거래도 위축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기준 서대문구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378건, 마포구는 673건이었다.

올해 9월에는 서대문 248건, 마포 406건으로 모두 줄었다. 강서구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해 997건에서 올해 476건으로 낙폭이 컸다.

중랑구와 광진구 등 강동지역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랑구는 지난해 379건에서 올해 162건으로, 광진구는 234건에서 127건으로 아파트 전월세거래가 모두 줄었다.

노원구 또한 지난해 110건에서 올해 693건으로, 성북구도 511건에서 353건으로 거래량이 감소했다.

대출규제로 인한 금융불균형 심화도 전월세 수요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가계대출 안정화를 위한 대출 조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천정부지로 뛴 서울 아파트값을 고려하면 이제는 전세 구하기도 하늘에 별 따기가 됐다는 것이다.

성북구 소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은 9~10월을 보고 전세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작년에 임대차법이 통과된 이후로 집주인들이 매물 자체를 내놓지 않다보니 손님도 예년보다 절반은 줄어든 느낌”이라며, “그나마 있는 거래도 직장이나 학교 때문에 어쩔 수없이 예산에 맞지 않는 수준에서 이뤄지거나 당초 고객들이 원하지 않았던 조건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중개업자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집주인들이 절세를 위해 전월세로 내놨던 주택 매물을 ‘근린생활시설’로 바꾸는 용도변경 사례도 전세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가 발표한 2020년 시도별 건축물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단독주택 1만272건, 다가구주택 2646건이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가장 많이 용도변경된 곳은 제2종근린생활에 해당하는 ‘사무소(7186건)’, 상가에 해당하는 일반음식점(4360건)과 소매점(3056건) 등이었다.

기타제2종, 기타제1종 등으로 용도변경에 나선 건수도 각각 519건, 470건이었다.

단독주택으로 용도변경된 건축물은 2916건에 불과했다.

기존에 단독주택이던 건축물이 사무소로 바뀐 건수가 3679건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인 2019년 1726건이던 것이 1년만에 2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전월세로 인해 얻어지는 수익보다 세금으로 나가는 금액이 더욱 많아지자, 차라리 용도를 바꿔놓고 공실로 놔두거나 사무실로 임대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남동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요새 절세 차원에서 주택 용도변경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이 늘고 있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을 감당하느니 공실로 놔두는 편이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는 의식이 많아졌고, 이런 사람들은 정권이 바뀔 때까지 버티겠다는 의도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연내 추가대책이 예고된 상황도 아니고, 오히려 입주물량이 향후 2~3년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므로, 작금의 전세난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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