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비싼 물건을 통해 자신의 부와 성공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와 SNS 등의 디지털 문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집값 상승에 따라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욜로(YOLO)성 소비’, 남을 따라하는 ‘모방 소비’ 등이 MZ세대 명품 열풍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명품을 재테크로 인식하는 분위기 높아져
MZ세대는 명품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 또한 이끌고 있다. 일명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는 중고명품을 남이 쓰던 낡은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오래되어 더 가치 있는 ‘빈티지(vintage)’로 인식하는 것이 명품 중고시장 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다.
때문에 명품을 재테크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 등의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이러한 열풍은 명품 기업의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야의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에르메스, 프라다 등의 글로벌 럭셔리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좋아진 것이다.
기본적으로 명품이 갖고 있는 과시적 소비를 일컫는 베블런 효과로 인해 높은 비용에도 매출은 유지되었고, 외부적 요인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면서 심적 보상을 받기 위해 지갑을 여는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로 명품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만 루이비통은 1조 468억원, 샤넬은 9,296억원, 에르메스는 4,1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루이비통과 에르메스는 재작년 대비 매출이 각각 33.4%, 15.8% 증가했고, 샤넬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4.44% 올랐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10대 명품 브랜드의 매출만 4조원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읽은 투자자들은 명품 기업에 대한 투자 방법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는 추세다.
명품 주식 보유하는 이들도 증가세… 직접투자보다는 ETF 추천
최근에는 명품을 그저 구매하는 것에 만족하기보다 명품을 만드는 기업의 주인이 되는 일에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명품 투자를 위해 명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의 주식, 즉 명품 주식을 사는 것이다.
루이비통, 불가리, 프라다 등 국내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글로벌 명품 기업들은 대부분 유럽, 홍콩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하는 기업이 상장한 국가에서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를 찾아 계좌를 개설하면 원하는 명품 기업에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해당 국가의 돈으로 환전을 해야 하고 상장한 나라들마다 주식 거래 시간이 다르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주로 유럽에 상장한 글로벌 명품 기업의 주식 투자는 개별종목 선택과 거래가 어렵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ETF나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를 추천한다.
관련 ETF로는 ‘HANARO 글로벌럭셔리 S&P ETF’ 외에도 공모펀드인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 등이 있다. 여러 명품 브랜드를 담고 있어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중 ‘HANARO 글로벌럭셔리 S&P ETF’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럭셔리 지수(Global Luxury Index)를 추종한다. 국내에 상장된 ETF 중 글로벌 럭셔리지수를 따르는 것은 이 상품이 유일하다.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편입 비중 8.19%) ▲케링(7%) ▲리치몬드그룹(6.8%) ▲테슬라(6.35%) ▲에스티로더(5.85%) ▲다임러AG(5.65%) ▲에르메스(5.63%)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명품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럭셔리 ETF도 있다. ‘엠레스 럭셔리 굿즈 ETF(LUXE)’는 최근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ETF로, 지난해 11월에 출시돼 시장에 나온 지 1년도 안 된 상품. 최근 3개월 상승률은 11.27%, 1개월 상승률은 4.48%를 기록했다.
산업의 발달로 많은 기업들이 쇠퇴와 부흥을 반복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는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져만 가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명품백’보다 ‘명품주’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