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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보험사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21-08-30 00:00

역대 최대 실적 뒤 IFRS17 걱정
단기 실적 급급·후임 CEO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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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전하경 기자

▲사진 : 전하경 기자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상반기 보험사들 실적이 다들 잘나오고 있는데 영업이 잘되서 나온게 아니라 돈이 거의 안들게 되서 발생한 이익입니다."

상반기 실적을 두고 만난 보험사 고위임원이 한 말이다. 이익이 잘 나오면 보통 자랑을 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걱정섞인 이야기를 했다. 보험사가 올해 내는 이익은 '불황형 흑자'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상반기에 이익이 잘 난건 업황이 좋아서가 아니라 영업이 위축되면서 들어가야 할 비용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불황형흑자"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할것없이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말이 대부분 회사에 적용됐다. 특히 대형사들은 반기에만 1조가 넘는 경우가 있었고 수익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1646억원으로, 전년 동기(6785억원)대비 71.6% 증가했다. 한화생명 상반기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42.7% 증가한 2508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61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

생보사들은 하나같이 보험영업수익 증가, 자산운용 호재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2분기 즉시연금 패소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 2800여억원이 없었더라면 더 좋은 성적표를 낼 수 있었다.

손해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 올해 상반기 순익은 74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71.7%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전년동기대비 21.8% 증가한 4256억원, 메리츠화재는 전년동기대비 36.8% 증가한 2919억원, 현대해상은 35.5% 증가한 2490억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작년 상반기보다 30% 이상 증가한 순익을 기록했다.

높은 수익 이면을 살펴보면 보험사들의 영업력이 좋아서 낸 수익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생보사들은 주식시장 활황덕에, 손보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손해율이 낮아져서 발생한 영향이 컸다.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은 1분기에 발생한 삼성전자 특별배당이 순익 대부분을 차지했다. 손보사들은 상반기 장마,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에 따른 차량 이동량 감소로 손해율이 적어졌다.

실제로 손보사 빅4인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 초반대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손해보험사 입장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안정적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0~80%대다.

안정적인 손해율을 기록해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적게 발생하면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흑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병원에 가는 사람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보험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한 사업비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손보 빅4 중 하나인 현대해상만 봐도 보험영업 합산비율은 손해율 83.2%와 사업비율 20.4%를 합친 103.6%로, 전년 동기 손해율 85.1%와 사업비율 20.8%를 더한 105.9% 보다 2.4%p 개선됐다.

보험사들이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건 2023년 도입될 IFRS17 때문이다. IFRS17 하에서는 회계연도별 계약자에 제공한 서비스를 반영해 수익을 인식하게 된다.

투자 요소는 보험수익에서 제외해야 하며 보험손익, 투자손익도 구분해 표시하게 된다. 삼성생명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들은 상당부분을 IFRS17 도입 이후 방향성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업계에서는 IFRS17에서는 당장 수익보다는 내재가치가 중요해지지만 정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 CEO들은 임기 동안 발생해야 하는 성과가 중요해져 단기 성과를 중요시할 수 밖에 없어서다.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이 도입되면 내재가치가 중요해지지만 CEO 입장에서는 임기 동안 얼마만큼의 수익이 나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게 된다"라며 "최근 인기가 많은 단기납 종신보험같은 경우는 당장 수익은 많이 발생하지만 IFRS17 하에서는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FRS17 하에서 바로 경영해야 할 다음 CEO를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IFRS17 도입으로 살아남을 보험사 평가에 들어가고 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상반기 실적 중 신계약 규모 성장은 IFRS17 도입 이후 CSM으로 인식될 재원의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라며 "'IFRS17 도입을 목전에 둔 만큼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보장성 신계약 규모가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기간에 걸친 장기 가정에 의해 회사 가치가 결정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보험계약지표가 곧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IFRS17 도입 후에도 생보 빅3, 손보 빅4가 여전히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뒤집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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