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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인상, 사회적 약자 정책 맞나

나선혜 기자

hisunny20@

기사입력 : 2021-08-02 00:00 최종수정 : 2021-08-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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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인상, 사회적 약자 정책 맞나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뭐? 최저임금이 그렇게나 올라? 그러면 네 동생부터 잘라야 돼!”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안 발표 후, 잘 알고 있던 편의점 가맹점주분과 이야기를 나눌 때 들었던 말이었다.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더 오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생부터 잘라야 한다는 말이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2021년 8720원에서 5.1% 오른 9160원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은 약 1만1000원이다. 주 40시간 기준 유급 주휴수당을 포함, 월 209시간을 근무했을 때 급여는 191만4440원으로 올해보다 약 9만1960원 오른 금액이다.

최저임금은 오르는 게 맞다. 경제가 좀 나아졌다고 해도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이 목적인 기업은 고정비인 ‘인건비’를 쉽게 올리지 않는다. 정부는 국민의 ‘노동자의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는 목표 아래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그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다만,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과 관련해 자영업자들과 경영계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아직 풀린 것도 아닌데 너무 성급하게 인상한 것 아니냐’라고 주장하고 있다.

편의점 가맹점주분과 인상안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때 들었던 말이다.

“요즘 편의점은 좀 어떠세요?”

“늘 그렇지 뭐, 코로나 이후로 손님이 줄었는데, 4단계 거리두기 격상되고 거의 없어. 근데 그렇게 최저임금이 오르면 사장님이 더 일해야 될 텐데...“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이의를 제기하며 4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경총은 경제성장률 4.0%와 물가 상승률 1.8%를 더한 값에 취업자 증가분 0.7%을 뺀 결과인 5.1% 인상이 근거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미국에서는 연방 최저임금 인상 논의를 진행했다. 바비 스콧(Bobby Scott) 미국 교육·노동위원회 민주당 하원의원은 임금 인상법 ‘Raise the Wage Act’를 발의했다. 요지는 지난 10년간 7.25달러로 고정돼있던 미국 연방 최저임금을 매년 인상해 오는 2024년까지 15달러를 달성하자는 내용이었다.

이에 미국 공화당은 본 법안이 소규모 기업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며 반박했다. 버지니아 폭스(Virginia Foxx) 공화당 하원 의원은 싱글맘, 저학력, 사회초년생과 같은 사회 취약 계층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시는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올라 고용률 하락이 발생했다. 시애틀시는 지난 2015년 최저임금을 9.47달러에서 2016년 13달러로 올렸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2014년 2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최저임금 대비 고용률은 1% 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반해 2016년 1~3분기 고용률은 7% 포인트 하락했다. 시애틀의 경우, 사업장의 크기, 의료보험 제공 여부에 따라 최저임금 시행 기준이 다르긴 하나 이는 큰 수치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빨라진 시점부터 무인화 매장도 많아졌다. 시애틀은 지난 2015년부터 맥도날드와 아마존의 무인화 매장 전환 속도가 가속화됐다.

“동생아, 최저임금이 올랐대!”

“아, 그럼 나 잘려? 지금도 약간 (아르바이트 자리가) 간당간당한데“


동생에게도 최저임금 인상 소식을 알렸다. 동생은 듣자마자 겨우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해고될 것을 우려했다. 동생이 아르바이트로 버는 용돈은 약 15만원 남짓이다.

정부와 기업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는 목표에 부합한다. 사실 기업도 이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 단순노동자를 키오스크로 대체하면 그만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최저임금이 반드시 필요한 자영업자, 사회초년생, 대학생, 사회취약계층의 자리는 없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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