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1년 6월) 중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 및 평가'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미국 장기금리(국채 10년물 기준)는 2021년 1월 말 1.066%, 2월 말 1.405%, 3월 말 1.740%, 4월 말 1.626%로 큰 폭 상승했다.
주요 신흥국으로의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규모는 미국 장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올해 2~3월 중 큰 폭 둔화됐다.
특히 이 기간 중 대규모 채권자금이 유입된 한국과 중국 등을 제외할 경우 신흥국 전반에 걸쳐 외국인 증권자금이 유출됐다.
국별 로는 대만, 남아공,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에서 2~3월 중 상당 규모의 외국인 증권자금이 유출됐다. 인도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외국인 주식투자 규제 완화 등으로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유입이 지속됐다.
올해 중 신흥국의 달러표시 채권의 대규모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신흥국의 신규 외화자금 조달 및 외채 차환에 대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일부 신흥국들의 경우 CDS 프리미엄이 상승한 데다 재정건전성 악화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됨에 따라 외화채권 조달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신흥국내 장기금리가 동반 상승함에 따라 일부 신흥국들의 자국통화표시 정부부채 이자 지급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시장에서 향후 미국 장기금리 상승 전망, 백신보급 등과 관련한 미국과 신흥국 간 성장격차 확대 가능성, 미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일부 취약 신흥국의 증권자금 유출 압력이 증가, 또는 유입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 측은 "한국은 미국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올해 2~3월 중에도 상당 규모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유입되는 등 미 장기금리 상승이 동 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다만 신흥국의 급격한 자금유출 등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가 국내 외환·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