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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상화폐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거부…줄폐쇄 현실화하나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25 09:40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주요 은행 대부분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9월 이후 200여곳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무더기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을 계열사로 거느린 금융지주와 주요 지방은행, 국책은행,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등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고 있는 은행들도 다른 거래소로 계좌 발급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제휴해 신규 계좌를 확보하고 수수료 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금융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부담을 은행이 고스란히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금세탁과 해킹 사고 등에 대한 리스크를 함께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가상화폐를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떠안고 제휴를 맺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은 가상화폐 거래소 등 가상자산 사업자(VASP)의 실명계좌를 통한 금융거래를 의무화했다. 실명계좌는 같은 금융회사에 개설된 가상자산 사업자의 계좌와 고객계좌 사이에서만 금융거래를 허용하는 계정을 말한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후 오는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실명계좌가 없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주로 거래소 자체 법인계좌 하나로 투자금을 입금받는 ‘벌집계좌’ 형태로 운영해 왔다. 앞으로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기존처럼 벌집계좌를 운영하며 영업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더이상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은 곳은 빗썸(농협은행), 업비트(케이뱅크), 코인원(농협은행), 코빗(신한은행) 등 4곳이다. 이 거래소들도 오는 6월과 7월 말 사이 시중은행과의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실명계좌를 내주지 않으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대거 폐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가 없다”며 “가상화폐 거래소가 200여개 있지만 9월까지 등록되지 않으면 갑자기 다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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