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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코인 숭배자들과 중앙은행의 불화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4-20 14:23

자료: 빗썸

자료: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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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8천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이 20일 6천만원대로 급락했다.

2019년 초 3백만원대까지 몰락했던 비트코인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20배 이상 폭등하면서 최근 다시 뜨거운 코인 투자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거침없이 오르던 가격 상승세가 일단 주춤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속된 중앙은행가들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승폭을 높이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일단 규제 가능성에 주춤하고 있다.

■ 유동성 붐과 코인 숭배자들

2019년 2월 300만원대까지 폭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렇게 뛸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 비트코인으로 엄청난 투자자들이 몰려 들었다. 비트코인의 예상치 못한 폭등 이유를 두고도 논박이 오갔다.

미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따른 유동성 확충, 투기 수요, 수급상의 이유 등 다양한 요인들이 급등의 원인으로 손꼽혔다.

우선 미국 의회는 2021년 들어 1조 9천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가결했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대규모 부양책은 위험자산 등 각종 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거대한 자산 인플레이션의 한 축을 차지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상승세가 워낙 두드러졌기 때문에 유동성 환경만으로 급등세를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비트코인 투자엔 많은 기업들,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의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다. 2021년 들어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전해진 게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머스크는 트윗을 통해 비트코인 상승을 후원하는 멘션을 달았으며, 심지어 앞으로 비트코인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머스크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던 사실이 밝혀졌다.

아울러 금융회사들은 비트코인 트레이딩 환경을 개선했다. 비트코인 관련 ETF들더 속속 등장하는 등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비트코인이 가치가 있는 물건이냐를 놓고 많은 논쟁이 일었지만, 결국 수요와 공급 앞에 장사는 없다는 점이 확인되는 듯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진 반면 미래의 공급이 제한돼 있는 암호자산라는 점은 큰 장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의 CEO인 머스크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등 유명 기업인과 기업 등이 이 물건을 사면서 가격을 한껏 끌어올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들을 후원자로 여기면서 추종 매매에 나섰으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비트코인 1억원, 더 나아가 수억원 이상 올라갈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띄우는 목소리도 난무했다.

■ 중앙은행가, 정부 관료들의 늘어나는 비트코인에 대한 견제구

하지만 중앙은행들은 비트코인 투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으로도 차를 살 수 있게 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미국 연준 인사 등은 계속해서 경고음을 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면서 결제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 코인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연준 의장을 지낸 뒤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이 된 재닛 옐런은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미국 경제를 이끄는 수장이 된 옐런도 한 마디 보탰다.

옐런은 최근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정부는 비트코인 취급 기관을 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료가 '규제'를 말했다는 사실은 분명 암호화폐 업계에 큰 위협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 워렌 버핏도 경고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버핏은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아무 가치가 없다.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을 알렸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도 2021년 4월 금통위에서 비트코인의 투자가치에 대한 질문을 받자 "비트코인은 지급수단으로 사용되는 데 제약이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엔 변한 게 없다"고 했다.

비트코인을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시 튤립 한 뿌리 가격이 집값을 웃돌 정도로 폭등했으나 결국 원래의 가치로 돌아갔다. 뒤늦게 투기했던 사람들은 패가망신했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에 대한 도발이다.

우리가 쓰는 돈은 '법정 화폐'이며 중앙은행에서 돈이라는 물건에 가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탈중앙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암호자산의 속성 자체가 중앙은행,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화폐에 대한 도전이다. 중앙은행도 이 '돈 아닌 돈'에 대한 투기가 횡횡하면 각종정책 등에 있어서 골치가 아플 수 있다.

또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은 탈세나 사기, 범죄행위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암호화폐의 출현은 어둠의 업계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던 게 사실이다.

비트코인 숭배자들은 권력자들의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 비트코인이 급락한 데는 권력을 쥔 정부, 중앙은행들의 단속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들은 실제 단속하면서 암호자산을 압박할 가능성을 쉽게 부정해선 안된다.

증권사의 한 직원은 "비트코인이 수억원을 간다, 심지어 10억원을 간다는 주장까지 있는데 너무 과한 느낌"이라며 "블록체인이 미래를 바꾸는 기술이란 점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블록체인이 유망하다고 비트코인이 한없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 암호화폐 폭등 뒤 급락...숨죽이는 국면

지난 주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유명 암호화폐들의 가격이 급락했다.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을 조사할 계획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긴장했다.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관련한 루머, 코인베이스 임원들의 주식 매도 소식 등이 투자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4차사업을 이끄는 선구자이지만 암호화폐 업계의 '든든한 형님'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가 암호화폐를 준(準) 화폐로 신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급격한 변동성 그 자체 때문에라도 암호화폐는 돈이 되기 곤란하다.

다만 암호화폐 업계나 블록체인 연구자들 가운데엔 암호화폐라는 위험한 자산에 대해 옹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세계의 유명인사들은 비트코인의 미래가치를 두고 0원(궁극적으로 휴지조각이 될 것이란 주장)에서 수억원까지 각자 나름의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암호화폐의 예상 밖 폭등을 두고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지금은 투자자(투기꾼)도, 기업가들도, 중앙은행도,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

10년 남짓 전인 2010년 5월 프로그래머 라스즐로 핸예츠는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사 먹었다. 그 때의 피자 값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비트코인은 10년이 약간 지난 시점에 1천만배나 올랐다. 1천배가 아니라 1천만배 가량 뛰었다.

핸예츠가 피자 2판과 맞바꾼 그 돈은 2021년 4월의 어느 시점엔 8천억원을 넘는 돈이 됐다. 이 돈이 아닌 돈의 가치는 어디까지 뛸지 모른다. 또 얼마나 심하게 고꾸라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은 당장 중앙은행이나 각국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공세가 다시 시작될 수 있는 분위기여서 긴장의 끈을 늦추기 어렵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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