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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21년 1차 추경, 더 쓰자는 여당과 깎자는 야당...이게 최선이라는 정부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19 15:23

자료: 기재부

자료: 기재부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재난지원대책 규모는 19.5조원이다.

이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은 15조원이고 기정예산은 4.5조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적자국채는 9.9조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후 18~19일 열린 국회 예결위에서 여당의원들은 더 쓰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고, 야당 의원들은 본예산의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국채를 최소화하고 싶어했다.

정부는 9.9조원의 적자국채가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 야당 "정부는 코로나 핑계로 단기 알바용 일자리 창출..고용지표 분식"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 국민의 의원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기존 예산의 구조조정 여지가 많다"면서 "왜 추경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을 당연시 하느냐"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추 의원은 10조원 적자국채 발행 대신 본예산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국가채무가 더 늘어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작년 4월에 편성했던 2차 추경에서 7.6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안을 제출했던 정부가 이번엔 사업별 미집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려워 지출을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현실적으로 충분히 세출 구조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올해 본예산 558조원 중 2% 정도는 충분히 구조조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11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핑계로 정부가 악화된 고용지표를 분식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놓기도 힜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추경안 내용을 보면 국민들도 깜짝 놀랄 것"이라며 "이번 추경엔 이전에 탈락된 사업들이 들어갔으며, 일자리 사업이 주를 이룬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박 의원은 "코로나 피해자 지원이 주가 아니라 단기 알바 일자리를 위한 추경이 진실"이라며 "몽땅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부가 정작 써야 할 데는 쓰지 않고 통계만 신경쓰는 이상한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추경호 의원은 "올해 본예산 179개 사업 31조원으로 편성된 일자리 예산을 제대로 집행도 해보지 않고, 코로나19로 고용상황이 악화됐다면서 2.1조원에 달하는 통계분식용 단기 알바 일자리 추경예산을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추경안에 편성된 27.5만개의 일자리 역시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으로 근무기간은 고작 5-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전혀 없는 일자리 통계 왜곡용 사업들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 여당 "더 통 크게 쓰고 싶다"..기재부 장·차관과 논쟁하기도

야당 의원들이 불요불급한 일자리 예산 삭감 등을 주장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더 적극적으로 돈을 쓰고 싶어 했다.

지난해 4.15 총선 직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금뱃지를 단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의 김주영 의원은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면서 더 늘리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추경은 서민대중의 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주요국 가운데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가장 소극적인 편에 속한다면서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이 의원은 "코로나19 대응 재정지출 비중을 보면 한국이 주요국 중 가장 낮다"면서 재정 지출을 적극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재정적자는 크지 않다.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재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한국의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의 돈을 더 적극 써야 한다는 거친(?) 주장에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가 반박을 해야 했다.

홍 부총리는 "(재정지출의) 절대 비교는 의미가 없다. 우리의 작년 코로나 지원은 정간 정도되고 금융지원도 많았다"면서 "재정과 금융지원을 합치면 우리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부총리는 특히 "우리는 본예산도 지원했다. 한국은 추경만 하면 중간 정도이고 본예산이 (최근) 급속히 늘어난 나라"라며 일시적인 규모만 봐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부총리는 "주요국과 2025년까지 비교해 보면 다른 나라는 GDP 대비 국가채무 떨어지는데, 우리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 한국의 우수한 재정건전성 평가를 거론하는 여당 의원에 대해선 "최근 해외신평사들도 한국의 재정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 의원이 재정지원을 더 늘리라고 하자 홍 부총리는 "재정 역사 70년사에서 지금 가장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의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4차 재난지원금에서 여행업을 하는 해외 교민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많은 한국 교민들이 동남아 등에서 여행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 의원의 요청에 대해 "그런 걸 예산으로 줄 수 있는지는..."라며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민주당 덕분에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기본소득당은 더 과감하게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00조원 추경을 하자"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전날 "추경은 15조가 아니라 최소 100조원을 써야 한다. 실체도 없는 재정건전성이란 미명하에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안일환 기재차관이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기도 했다.

■ 전문가들은..."한국 재정 상황 절대 녹록치 않다"

이번 추경을 거치게 되면 국가채무 비중은 48.2% 수준으로 올라간다. 연내 추가적인 추경이 없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과거 한 때 GDP 대비 비중 40%가 금과옥조로 여겨기지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라는 '큰 정부' 출범과 함께 이런 가이드라인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엔 옛날 이야기가 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국가부채가 양호하다는 점을 내세워 적극적인 돈 쓰기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과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접근을 우려한다.

설사 현재 한국의 재정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낫다고 하더라도 한국 재정의 미래는 낙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은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된지 오래된 탓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가 됐다. 국가 재정을 자신할 수 없는 나라인 데다 최근 국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조의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국채시장 여건이 우리 정부에 불리해졌으며, 국채 발행이 최근 급증해 관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조 전문위원은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가계부채에도 부담이 된다"면서 "투자 위축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국채 발행 급증에 따라 국채 금리와 이자 부담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이나 여당 '계열' 의원들이 재정지출 확대가 절대선이라는 식의 무지한 도그마에 빠져 있다는 비판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여당 의원들은 다른 나라보다 나은 재정상황을 들먹이면서 돈을 무조건 많이 쓰자고 한다"면서 "하지만 기축통화국도 아닌 나라의 국가부채를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 이미 국가부채가 50%에 육박한 상황을 아무 문제 없다고 보는 것 자체가 문제"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높은 공기업 비중을 감안할 때 눈으로 보이는 수치보다 실질적 국가채무는 훨씬 높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 미래에도 국가부채를 줄이기 어려운 나라라는 점"이라고 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도 "국가채무가 코로나 위기가 끝나면 원상 복구돼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나라에 비해 수치적으로 괜찮아 보이지만, 한국 재정의 '미래'는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더라도 코로나 위기 상황에선 지원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채무 증가속도가 빠르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회 예결위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번 추경에서 발행할 예정인 9.9조원의 국채 발행은 더 늘리기도, 삭감하기도 어려운 금액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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