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따르면 16일 오전,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JW메리어트호텔에서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갖고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양사는 오늘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협약식에는 강희석닫기


이번 협력을 통해 신세계는 SSG닷컴, 이마트 등의 상품과 오프라인 물류망을 활용하고 네이버는 온라인 채널과 기술력을 활용해 양사의 강점을 결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온·오프라인 유통·판매, 물류 거점화,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 구간) 배송 등 폭넓은 사업 제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GIO를 만났다. 이날 신세계와 네이버는 e커머스 분야 협력부터 신사업까지 두 회사가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정용진 부회장과 유통 부분에서의 고민과 어떤 게 가능한지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협력 방안이 나온다면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쇼핑 강자인 신세계와 온라인 강자인 네이버의 협약으로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 1위인 네이버는 지난 2019년 기준 연간 거래액이 20조원 이상이다. 오프라인 강자인 신세계는 2019년 기준 거래액이 40조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의 2019년 연간 거래액은 60조원 규모다. 국내 유통업계 거래 규모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을 보았을 때 2020년 양사의 거래액은 60조원보다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오랜 유통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소싱(sourcing) 능력을 갖췄고 네이버는 38만명을 넘어선 스마트 스토어 상인들로 유통 상품의 폭이 넓다. 여기에 기존에 알려져있던 이마트뿐만 아니라 명품과 패션·화장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 백화점도 합류하면서 이번 협력의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월 양사 수장의 회동 후 두 달 만에 진행된 빠른 협약에는 쿠팡의 상장이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시가총액 100조원대의 기업으로 평가받으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요동치자 빠르게 협약을 진행한 것이다. 또한 이베이코리아도 매각을 앞두고 있어 시기가 더욱 빨라졌다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