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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국채 단순매입, 재량적 방식과 정례적 방식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2-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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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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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금통위를 맞아 국채 매입 정례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당장 구체적인 일정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은은 그간 금리 급등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극적인 시장 안정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매입 정례화는 상황에 따른 조건부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대규모 추경에 따른 한은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한은도 시장금리 상황을 보면서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단순매입, 금리변동 위험 커지면 정례화 가능성 커지는 구도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에서 그간 한은은 국고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부분은 단순매입을 통해 대응해 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 총재는 그런 뒤 "지난해 국고채 발행 물량이 많아져 이전에 비해 단순매입 규모를 확대했다"면서 올해 역시 수급 상황을 녹록지 않다는 점을 거론했다.

총재는 총재에 평소보다 많은 11조원의 단순매입을 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그런데 금년에도 상황이 국고채 발행물량이 여전히 큰폭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장기 시장금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재는 연간 통화정책방향에서 밝힌 것처럼 필요하면 국고채 매입 시기, 규모 등을 사전에 공표할 계획도 있다고 거론했다.

다만 선진국의 양적완화를 의식하면서 정례적으로 매입하더라도 선진국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인지시키기 위해 애썼다.

이 총재는 "국고채 매입계획을 발표하면 장기금리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지, 자산매입 정책 정례화와는 다르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20조원 수준의 추경을 추진하고 있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채권발행 규모와 시장금리 변동성에 따라 한은도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이 총재가 '필요하면' 사전에 규모와 시기 등을 공표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한은의 국채매입 정례화 여부도 조건부 사건이 됐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총재는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고채 매입 시기, 규모 등을 사전에 공표하겠다는 의견을 유지했다"면서 "현재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산매입과는 다른 형태의 비정례적, 소규모 매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국채매입 스탠스는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추경이 20조원 이하로 인식되며 다소 안도되지만 한은 국채매입과 트레이드 오프인 가운데 리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장단기금리차 확대 압력으로 작용해 방어적, 스티프닝 대응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 단순매입, 정례화와 추경의 문제

이날 금통위 이벤트가 열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채권시장의 금리 변동폭은 크지 않다.

금통위 전 국채매입과 관련해 한은이 적극적인 스케줄표를 제시하긴 쉽지 않다는 인식도 강한 편이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은이 국채매입과 관련해 오늘도 구체적으로 시기와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면서 "물론 일정 구체화를 기대하진 않았고, 결과도 다수가 예상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에선 실망감을 거론하기도 했다. 확률적으로 높지는 않다고 봤지만, '혹시'하는 기대감은 충족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오늘도 시장 일부에서 기대해온 보다 진전된 국채매입 일정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면서 "결국 추경 등에 따른 커브 스티프닝이 이어지고 채권시장 부담이 강화돼야 한은이 정례화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이 패를 먼저 내보이면, 추가적으로 정부 재정정책이 변화할 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 등 현실적인 측면을 감안할 때 한은이 섣불리 스케줄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평가도 보였다.

아울러 1차 추경이 곧 실시되는 만큼 한은 스탠스의 변화는 계속 감안해야 한다는 관점도 제시된다. 수급 부담에 따라 한은이 정례적으로 매입하게 되면 이후엔 금액이 관건이 될 수 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추경에 따른 국채 발행 금액을 모르니 당연히 한은으로선 구체적인 금액이나 시기 등을 말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이 결정되고 나면 한은이 일단 얼마를 정례적으로 매입할 것이란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시장에서 원하는 금액을 매입하겠다는 식으로 나오긴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년에 평소보다 많은 11조원의 단순매입을 실시했고 올해는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국고채가 발행되는 만큼 이를 감안해 규모를 추론해보기도 한다.

D 증권사 관계자는 "한은의 여력이나 작년 11조원 단순매입 등을 감안할 때 언제부터 정례화할지는 모르겠지만, 매달 1조원 남짓한 수준의 정례매입 스케줄을 제시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재 추경과 관련한 정부와 여당의 논의는 20조원 수준으로 맞춰졌다. 의회에서 이미 확정해 놓은 기정예산을 포함한 규모다. 기정예산 등을 감안해 15조원 정도의 적자국채가 발행되고 한은이 이를 감안해 매입물량을 정할 여지도 거론된다.

당정은 오는 28일 4차 지원금 규모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3월 2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4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시정 연설을 한 뒤 2주간 국회 예산결산특위 심사를 거친다. 여당은 3월 18일 국회 본회의 열어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3월 하순부터 현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후 최근 문 대통령이 거론한 '위로금'용 추경 등 또 다시 추경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 단순매입, 금리 변동성과 미국 금리의 문제

이주열 총재는 이날 장단기 금리차가 과거 평균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했지만, 금리차 확대는 주요국 공통현상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특히 최근 장기금리 상승에 수급 요인도 영향을 미쳤지만, 미국 요인이 컸다고 평가했다.

총재는 "미국 금리 상승이 국내 금리에 상당히 영향을 줬다"면서 "수급 여건에도 영향을 받지만 미국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올해 미국의 금리 상승폭이 국내를 크게 웃돌고 있어 대외요인에 따른 금리 상승은 한은의 적극적 단순매입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올해 들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5bp 가까이 뛰었지만, 국내 10년 금리 상승폭은 20bp에 못 미친다.

E 은행의 한 딜러는 "이 총재는 국내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수급보다는 미국 금리를 꼽았다"면서 "글로벌하게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금리가 따라 오른다고 단순매입에 적극 나서기는 어렵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는 '필요 시 적극 매입'이라는 기존의 스탠스를 유지했다"면서 "총재는 한은 시장 개입 조건이 금리 레벨이 아닌 변동성임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제는 최근 장기 금리가 다소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변동성 자체는 유의미한 확대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물론 총재가 현재의 장단기 스프레드 레벨이 역사적 평균보다 높다고 평가했지만 역사적 평균을 상회하기 시작한 시점이 2020년부터였음을 감안하면 해당 발언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 단순매입, '재량적 방식' vs '정례적 방식'

한은은 그간 RP담보채권 확보나 시장 변동성 제어를 위해 단순매입을 재량적으로 실시해 왔다. 자신들의 판단으로 상황에 따라 단순매입을 실시한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위기 시기인 만큼 이를 정례화할 수도 있고, 평소에 하던 것처럼 부정기적으로 할 수도 있다.

한은은 지난해 9월 총 5조원 내외 규모로 매달 월말 국고채 단순매입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간이 짧긴 하지만 이 발표를 '정례화'로 볼 수도 있었다.

앞으로 한은이 매달 1조원, 혹은 1.5조원씩 정례화를 할지, 재량적 방식을 취할지도 확신하기는 어렵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조원 규모의 추경에 대해서는 일회적인 단순 매입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며 "올해 2분기 정부의 추가 추경 발표 시점에 맞춰 매입 규모 사전 공표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추경 및 국채발행 물량 정도가 가닥이 잡혀야 하는데 현재 추경 20조원 내외 수준이면 국고채 발행부담 15조원 내외에서 한은 단순매입 대응이 발행규모의 1/3 이상인 5조원까지가 최대 기대치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은은 올해 코로나 종식시점에서 추가재정지출이 거론된 상황에서 추후 대응할 수 있는 여력 정도로 지난해 9월과 유사하게 5조원 규모를 설정할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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