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헤알 가치와 채권가격 크게 뛰어...물가 올라도 시장금리 급등 가능성 제한적 - 하나금투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17일 "브라질의 부족한 정책 여력은 백신이 보완할 것이며, 물가가 반등해도 시장금리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승진 연구원은 "브라질 경제와 금융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재정건전성과 경제 펀더멘털 회복 여부"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금은 이런 요인들의 중요성의 크기만큼 백신 관련 기대가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브라질은 정책 여력이 소진돼 능동적 회복이 어려워진 대표적 케이스이기 때문"이라며 "정책금리가 2.00%에 도달하며 추가 금리인하 여력은 이미 소진됐고,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90%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재난 지원금 형태의 추가 정책이 언급될 때마다 헤알화가 약세를 보였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효과가 확인되며 자연스럽게 정책 공백을 메꿔주게 될 경우 경기회복과 재정건전성 회복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코로나 충격 이후 가장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던 헤알화가 지난 11월 초부터 급반등에 나선 배경에는 백신 기대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면서 "향후 헤알화 회복의 기울기는 점차 백신의 실효성이 증명되는 과정과 연동되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상승 가능성이 존재하나 하반기로 접어들며 안정될 가능성이 높고, 정책금리와의 스프레드 레벨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이 언급되더라도 급격한 금리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단기물의 발행 비중을 높여 중장기 구간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백신에 대한 기대...헤알화 가치 급등하고 채권가격도 크게 뛰어

헤알화 가치는 백신에 대한 기대로 큰 폭 반등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어느새 달러대비 5.0헤알 초반 레벨까지 회복된 것이다. 10월말까지만 해도 6헤알에 근접해가는 듯했던 헤알화 환율은 11월 들어 급반등하며 강세 기조로 전환했다.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인 3헤알~4헤알 초반과는 거리가 있지만 최악의 흐름에서는 확실하게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박 연구원은 "헤알은 아시아 통화 강세 기조에 의한 원달러 하락 여파로 반등폭이 상쇄되기는 했으나, 10월 중 190원대까지 내려섰던 원헤알 환율 역시 210원대로 복귀하며 9.3% 가량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채권시장에선 펀더멘털 평가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금 유입으로 금리가 반락했다.

박 연구원은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확인되는 반등의 그림은 채권시장에서도 함께 확인되고 있다"면서 "주가, 환율 강세와 동시에 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이며 채권시장도 동반 강세를 기록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8.20%까지 반등했던 10년 만기 국채의 경우 한달 사이 100bp 가량 내림세를 보이며 7.22%(15일 마감 기준)까지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펀더멘털 회복 기대가 높아지며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일 경우 안전자산인 채권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론상의 흐름이나 신흥국 금융시장은 한 단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흥국은 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반영되는 시기에 자금 유출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며 주가 하락과 함께 금리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반대로 해당 국가의 펀더멘털 매력이 회복되는 시기에는 주가, 통화가치 회복과 더불어 자금 유입 영향으로 금리도 하락하게 된다"면서 "최근 브라질의 흐름은 의미있는 평가 개선의 증거로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