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울경 지역 기계산업 적자 비중 확대 전망…내년 기계산업 개선 흐름세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부산·울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권의 기계산업 위상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기계산업의 생산과 수출이 부진하면서 올해 적자기업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5일 ‘동남권 기계산업 동향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기계산업 종사자수 기준 전국 대비 비중은 2009년 26.6%에 달했으나 2018년에는 23.5%까지 낮아졌다. 특히 2014년 이후 하락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계산업 중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은 지난 10년간 비중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산업 1위 경제권인 수도권과 2위 경제권인 동남권간 격차는 2009~13년 중 20%p 수준을 보이다가 2018년에는 24.4%p까지 벌어졌다.
또한 지난 9월까지 동남권 기계산업의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하면서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한 110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생산과 수출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기계산업의 생산이 지난 2018년 0.5% 감소하고, 2019년 3.2% 감소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감소하며 업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반면에 수도권은 23.0% 증가하고, 충청권은 11.0%, 호남권 4.9%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며 전국 업황은 5.9%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해 동남권 기계산업의 마이너스 성장률은 지역 주력산업업황 악화로 내수가 위축되고,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글로벌 투자 위축으로 수출도크게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요 전방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등 중후장대형 제조업황 악화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들 전방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해서 활력을 찾지 못하면서 생산수준이 크게 낮아져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 충격까지 겹치면서 생산수준은 2015년 대비 60~70%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이에 기인해 올해 동남권 기계산업 기업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동남권 기계산업 상장기업 중 적자기업 비중이 38.5%까지 상승했는데 올해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도 지난해 42.3%를 상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예상하지 못한 충격으로 일시적 유동성 위기 등을 겪고 있는 우량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내년 기계산업 업황은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수출이 반등하고, 조선 생산도 확대되는 등 전방산업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중국 등 주요국의 투자가 확대돼 건설광산기계와 공작기계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올해 연기됐던 민간부문 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업황 회복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동남권 기계산업 위상을 다시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로봇, 의료, 항공우주 등 지역의 잠재력 있는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확대로 미래 대응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