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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3사 돋보기 ② 오뚜기] ‘2인자’ 오뚜기, 라면 시장 정상 ‘닿을 듯 말듯’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0-19 00:00

10년째 주요 라면 가격 동결해 경쟁력
대표주자 진라면, 1위 신라면 턱밑 추격

▲ 오뚜기 진라면. 사진 = 오뚜기

▲ 오뚜기 진라면. 사진 = 오뚜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식생활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밖보다 집에서, 외식보다 내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빠르고 간편하며, 맛도 갖춘 라면은 바뀐 식생활 문화에 걸맞은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라면을 생산하는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은 다양한 홍보 활동과 소비자 입맛에 맞춘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대박 실적을 거둔 라면 3사는 연간 실적이 껑충 뛰어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라면 3사를 중심으로 올해 성적과 경영 현황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오뚜기는 진라면을 앞세워 라면 시장 1위를 향해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라면은 신라면으로, 지난 1991년 우지파동을 겪은 삼양라면으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고 29년째 왕좌를 지켜왔다. 이런 가운데 2위 진라면이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라면 왕좌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오뚜기 라면의 성장세는 최근 들어서 다소 주춤한 상태다.

◇ ‘550원 vs 676원’, 126원의 차이
최근 5년간 오뚜기 라면의 시장점유율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AC닐슨 등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판매 수량 기준 19.3%였다. 그 후 2015년에는 24.5%, 2016년 25.6%, 2017년 25.8%, 2018년 28%로 매년 상승했다. 지난해 12월에는 27.7%를 기록했다.

업계 1위 농심 라면의 점유율을 오뚜기가 조금씩 앗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 사업보고서를 보면 농심 라면의 2014년 시장점유율은 판매액 기준 64.3%으로 시장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지만, 이후 매년 하락세를 걷고 있다. 2015년 61.5%, 2016년 55.2%, 2017년 56.5%, 2018년 54%, 2019년 54.4%를 기록하다 올 상반기에는 55.3%까지 내려왔다.

비결은 가격 경쟁력과 ‘갓뚜기’(GOD+오뚜기)로 대표되는 기업 이미지다. 오뚜기는 ‘저가 전략’으로 라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뚜기는 2008년 4월 한 차례 가격 인상 이후 12년간 가격을 동결했다. 지난 15일 기준 쿠팡에서 진라면 봉지면은 이마트몰에서 5개 기준 2750원으로 개당 550원에 판매된다. 신라면 봉지면은 5개에 3380원으로 개당 100원 이상 비싼 676원이다. 신라면보다 진라면이 한 봉지당 126원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수년째 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전형적인 ‘2인자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함영준닫기함영준기사 모아보기 오뚜기 회장은 2016년 아버지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 별세 이후 15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 의무가 발생하자 이를 성실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미담이 퍼져나가며 10~20대와 1인 가구 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때 갓뚜기라는 별명도 생겼고, 라면 매출도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다른 관계자는 “좋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라면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오뚜기 라면 간판 ‘진라면’ 꾸준한 인기 비결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8년 3월 출시된 진라면은 개발 당시 깊고 진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어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오뚜기는 진라면의 맛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했다. 2005년 이후 수 차례의 리뉴얼을 진행했는데,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기존에 없던 쇠고기맛 플레이크, 당근, 대파, 버섯 등 건더기 양을 늘렸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운맛을 내기 위해 연구한 결과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진라면의 매운맛을 강화하면서도 국물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라면수프의 소재를 다양화하는 데 집중했다.

아울러 밀단백을 추가해 식감을 좋게 하기 위한 노력까지 라면 자체의 맛과 품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현재의 진라면으로 진화했다. 아울러 오뚜기의 가장 대표적인 라면이지만, 진라면은 그 동안 소비자의 건강과 다양한 기호를 반영해 마케팅과 포장 등에 변화를 주며 자리를 지켰다. 그 결과 오뚜기 라면은 2012년 10월, 국내 라면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판매 수량 기준 진라면의 점유율은 14.6%로 1위 신라면(15.5%)의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가능한 가격 동결
라면 가격 동결은 오뚜기가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기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뚜기는 라면과 국수, 당면이 포함된 ‘면류’ 외에도 마요네즈와 케첩류, 참기름 등 건조식품류나 카레와 짜장 등 3분 요리와 레토르트 시리즈, 밥과 참치 등 농수산가공품류 같은 다양한 식품 품목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같이 비(非)라면 사업이 탄탄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면류 사업에서 수익성이 낮더라도 메울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로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온라인 매출이 껑충 뛰었다. 올 들어 쿠팡 등 이커머스 채널에서 판매되는 진라면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아울러 분식집, 식당 등 음식점에서의 영업 강화로 업소용 라면 매출이 전년보다 4.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 시장 점유율 상승세가 주춤하다. 지난해 27.7%로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지난 5월 26.4%로 1.3%포인트가 빠졌다. 최근에도 25~26%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철에 팔도의 점유율이 올라갔고, 영화 ‘기생충’의 성공으로 농심 라면에 우호적인 요소가 반영된 결과라는 오뚜기의 설명이다.

국내외 내식 수요 확대로 인해 최근 오뚜기 매출은 껑충 뛰었다. 오뚜기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2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늘었고 영업이익은 1101억원으로 21.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라면과 당면, 국수 등 면류 매출은 385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중에서 30% 정도다.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오뚜기 연간 매출액 2조5408억원, 영업이익 18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26.1% 증가한 수치다. 라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수익성 개선에 훨씬 도움이 될 테지만, 내년에도 가격 동결을 이어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로선 라면 가격이 인상될지 동결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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