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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 열전 ③]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상 최대실적 이끈 정통 IB맨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0-10-05 00:00 최종수정 : 2020-10-05 08:05

이직 잦은 증권업 한 직장 30년 한우물
2019년 취임 이후 증권업계 순이익 1위

▲사진: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아직 글로벌 IB에 비해 자본력이나 네트워크 등에서 열세이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자본확충과 신사업 확장으로 경쟁력 높이기에 한창이다.

이에 한국금융신문은 국내 주요 증권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취임 후 성과와 리더십, 비전 등을 되짚어보고 국내 증권업계의 과제와 미래 비전을 진단하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대를 맞아 새로운 10년을 위한 초석과 기틀을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 성장 가능한 시스템 구축, 미래 변화 대비, 건전한 기업 문화 정착 등을 추진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한국투자증권을 2년째 이끌고 있다.

과거 동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정 사장은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서 드물게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투자은행(IB) 부문에서 한 우물을 판 ‘정통 IB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증권업계 최초 IB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사장과 함께 IB 대부로 꼽히기도 한다.

◇ 3년 연속 증권업계 순이익 1위…IB·자산운용 승부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844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3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사수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3%로,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거둔 당기순이익 6844억원은 전년(4993억원) 대비 37.1% 증가한 수치로, 국내 증권사가 기록한 연간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조2769억원, 영업이익은 836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2%, 29.8% 상승했다.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 대표 취임 후 IB·자산운용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로 회사를 탈바꿈시켰다.

다수의 기업을 상대로 기업공개(IPO)주선,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신용공여 등 서비스를 제공해 수수료를 얻는 사업구조에 집중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910억원에 그쳤던 한국투자증권의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2886억원으로 50% 이상 급증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 전체 순이익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정 사장은 이와 더불어 지난해 말 회사의 강점인 IB 부문을 확대하는 조직개편과 함께 역대 최대폭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취임 공약으로 내걸었던 업계 첫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 목표에 재도전하겠다는 각오다.

한국투자증권 조직개편의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전담본부(DT) 신설, 리서치센터 정예화, 각 본부별 시너지 극대화다.

한국투자증권은 우선 2030년까지 새로운 10년을 대비해 DT(Digital Transformation) 본부를 새로 마련했다. 정일문 사장이 내건 목표였던 디지털 사업 본격화를 위한 조치다.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산업에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DT 본부는 미래 수익 창출 비즈니스 모델 기획 및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 기반 신사업 기획과 전사 프로세스 혁신 업무를 담당한다.

리서치센터는 리서치의 효율성, IB 지원 강화 등 정예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기존 5개 부서는 3개 부서로 통합하고 IB 등 리서치 자원을 필요로 하는 부서에 일부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3개 본부로 분리된 IB 본부 위에는 IB 그룹을 마련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본부와 대체투자본부는 PF 그룹으로 묶었다. 본부 간 시너지를 높이고 커버리지도 확대하기 위함이다.

◇ 자타공인 IPO 전문가…주관실적 선두 경쟁 치열

정일문 사장은 특히 자타공인 기업공개 전문가로 꼽힌다.

정 사장은 앞서 지난 2004년 주식발행시장(ECM)부 상무보 시절 LG필립스LCD의 한국 대표 주간사를 맡아 한국과 미국 증권거래소 동시 상장 성공을 이끌었다.

IB본부장 시절에는 삼성카드, 삼성생명 등의 IPO를 주관하는 등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대표 자리에 오른 현재에도 IB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본부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0개 기업에 달하는 상장을 주관하고 7600억원이 넘는 공모실적을 쌓아 올리며 NH투자증권에 이어 기업공개 주관 2위 자리에 올랐다. 2017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 동안 ‘빅3’ IPO 하우스로서의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에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기업공개를 주관하며 NH투자증권과 기업공개 주관실적을 놓고 1위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혀온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1일과 2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총 58조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기록적인 청약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은 이 과정에서 약 52억원의 수수료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정 사장은 기업공개를 추진할 때 기업과 장기적 관계를 맺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최고경영자들 간의 상장정보 공유모임을 만든 바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상장회사와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만남을 주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IS 글로벌 버추얼 인베스터 컨퍼런스 2020(KIS Global Virtual Investors Conference 2020)’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홍콩&·싱가포르&·뉴욕&·런던&·에딘버러에서 해외 기관투자자와 한국 상장기업을 위한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상장사와 기관투자자가 동 시간대에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서로의 정보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 사장은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아진 지금, 이번 컨퍼런스가 국내기업과 해외투자자가 교류할 수 있는 가뭄의 단비 같은 행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과 투자자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증권사 최초 발행어음 사업 진출…1위 입지 ‘단단’

국내 초대형 IB 가운데 처음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업무에 나선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1위로서의 입지도 굳히고 있다. 단기금융업은 금융투자회사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하는 업무다.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의 총 발행어음 수신잔고는 올해 상반기 기준 16조4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8조3155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8589억원)과 KB증권(3조2994억원)보다 월등한 점유율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11월 초대형 IB 지정과 동시에 업계 단독으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아 다음 발행어음 사업자인 NH투자증권이 나오기 전까지 발행어음 시장을 독점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초대형 IB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인수금융·기업여신, 지분·메자닌·벤처·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금융 영역에 투자할 수 있다.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해 초대형 투자은행의 핵심 사업이자 숙원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개인 고객 금융상품(AM) 자산이 작년 말 대비 29% 증가하며 3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AM 자산은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리테일 부문에서 펀드와 채권·발행어음·종합자산관리계좌(CMA)·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가입한 순수 금융상품 잔고를 말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 부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금융, PF 등과 연계해 차별화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라며 “수익률 제고를 최우선으로 고객 자산 증대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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