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오늘의 쉬운 우리말] 블라인드는 ‘정보 가림’

황인석 경기대 교수

기사입력 : 2020-09-18 08:00

‘기업 블라인드 채용 확대’, ‘학생부종합 블라인드 평가한다’처럼 블라인드라는 말이 최근 많이 등장한다. 수년 전 “블라인드에 뭐가 나왔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니 무슨 햇빛 가리는 블라인드에 도대체 뭐가 나왔단 말인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블라인드는 익명성이 보장된 직장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으로 직장인들이 회사 내부 문제나 고충을 털어놓는 데 애용하고 있다. 간부들은 이 블라인드에 거론되는 걸 꺼린다.

[오늘의 쉬운 우리말] 블라인드는 ‘정보 가림’이미지 확대보기
본래 블라인드(blind)는 국어사전에 ‘눈을 가리는 물건’, ‘앞을 못 보는 사람’, ‘창에 달아 볕을 가리는 물건’, ‘대상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국립국어원은 블라인드 채용에서 블라인드를 ‘정보 가림’, ‘가리개’로 쓸 것을 권한다.

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것은 ‘빽’ 동원, ‘부모찬스’를 막고 채용에 공정을 기하기 위함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가림 채용’, ‘정보 가림 채용’으로 쓰면 된다. 가림 채용 방식이 블라인드 서류전형에서 나아가 스펙을 전혀 보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스펙(spec)은 ‘이력’, ‘경력’이다. 스펙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이력이나 경력을 전혀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학벌이나 이력과 상관없이 실력이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도입하는 블라인드 면접은 ‘(정보) 가림 면접’이라고 하면 된다.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는 ‘투자처 미특정 기금’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펀드가 투자처를 미리 정하고 난 다음 그 목적물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을 모집하는 데 반해 ‘투자처 미특정 기금’은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모으고 난 이후에 좋은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투자펀드가 대표적이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특정 물건에 투자하려 해도 자금 모집 기간에 그 물건이 팔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투자 물건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모집한 후 투자를 하는 형태를 취한다.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는 소비자가 제조회사나 상표명을 알 수 없도록 가린 상태에서 제품을 평가하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말로는 ‘정보 가림 평가’라고 한다. 가령 맥주 상표를 보이지 않게 한 후 맛을 평가하게 하는 방식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블라인드 트러스트(blind trust)라는 제도도 있는데 고위 관료나 국회의원이 본인 소유의 주식을 명의신탁한 이후에는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고 마음대로 사고팔 수도 없도록 하는 것으로 국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말로는 ‘백지 위임’, ‘백지 신탁’인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도입했으면 한다.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황인석 경기대 산학협력교수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현대 미술이 달을 소환하는 까닭 현대 미술이 달을 소환하는 까닭밤하늘을 응시하며 우리는 무엇을 꿈꾸는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저 유백색의 구체는 왜 유독 현대 미술가들의 캔버스 위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을까. '키아프(Kiaf)'나 '화랑미술제' 같은 대형 아트페어를 방문해 본 이들이라면 전시장 곳곳을 수놓은 다채로운 '달'의 형상들을 목격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유행하는 소재의 반복을 넘어, 현대인들이 상실해가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을 회복하려는 무의식적 갈망과 맞닿아 있다. 특히 서구권이 달을 정복의 대상이나 이성적 탐구의 산물로 바라보는 것과 달리, 동아시아는 왜 이토록 달을 마음의 고향이자 영감의 원천으 2 AI 시대, 세 개의 디스토피아와 한 개의 유토피아 [전명산의 AI블록체인도시 이야기⑥] AI, 도시의 운영체제가 되다중국 항저우(杭州)에는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구축한 City Brain이라는 AI 도시 운영 시스템이 있다. 2016년 1.0 버전 출시 후 2025년 3.0 버전으로 업데이트됐다. 도시 전역의 카메라 영상과 차량 GPS를 실시간 통합해 1,000여 개 교통 신호를 자동 조정하는 것으로 시작해, 평균 통행 속도를 15% 끌어올렸고 응급차 출동 시간을 평균 3~7분 단축시켰다. 3.0 버전은 도시 교통사고의 92%를 자동 감지하고, 저공 드론 비행 경로를 실시간 관리하며, 디지털 트윈으로 지하 인프라까지 모니터링한다.City Brain은 1.0 시대부터 항저우 경찰의 카메라 네트워크와 안면인식 기업 Face++의 기술을 결합해 신호 위반자, 무단횡 3 미래를 여는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 스승의 길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74] 이광형의 인생을 바꾼 말 ‘칭찬’이광형은 정읍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사대부중으로 진학을 했다. 입학식 날, 다른 학생들은 모두 부모님과 함께 왔는데 그만 혼자 도착했다. 입학식이후 교실을 찾아가야 하는데 건물이 헷갈려 뒤늦게 교실에 도착했다. 늦게 나타난 어리버리한 학생에게 선생님은 “네 번호는 61번”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키순서대로 하면 중간 번호를 받아야 할 이광형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빈자리에 앉았다. 자리도 키 큰 학생들이 앉는 뒷자리에 끼어 앉았다. 1년 내내 열네살 학생이 겪어야 할 좌절감, 수치심은 결코 적지 않았다. 자연히 학교생활에 흥미가 떨어지고 매월 숙제를 안 해서 손바닥 맞는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그래픽 뉴스] “AI가 소프트웨어를 무너뜨린다? 사스포칼립스의 진실”

FT도서

더보기
ad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