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최민성의 미래 읽기] 소버린 클라우드 시대, 도시부동산 지도가 다시 그려진다

최민성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6-03-10 09:37

최민성 칼럼니스트(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최민성 칼럼니스트(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클라우드가 구름 위에 떠 있다고? 이제 드론 한 대면 구름이 비가 돼서 서버가 물에 빠질 판이네요!”

최근 중동 사태가 불러온 충격은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니다. 이란이 UAE·바레인에 있던 미국 소유 AWS 데이터센터를 정밀 타격한 순간, 전 세계 투자자들의 머릿속 공식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 “클라우드 = 안전”이라는 기존의 환상이 깨진 것이다. 전쟁 당사국이 아니 제3국에 있는 미국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미국 소유라는 이유로 세계 최초로 전쟁 상대국의 군사 공격 표적이 된 역사적 사건이다.

여기에다가 미국의 클라우드법으로 인해 해외에 있는 미국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담겨있는 서버 데이터가 미국 정부에 그대로 넘어갈 수 있다. 미국 기업(AWS·Azure·Google Cloud 등)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도 미국 정부 영장 하나면 데이터가 그대로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기업 데이터센터가 나가 있는 유럽·중동·아시아 국가들이 “우리 국민 데이터가 미국 손에?” 하며 불안해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 데이터센터 투자 기준이 바뀌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전기료 가장 싼 곳, 땅값 가장 싼 곳’을 찾았다. 그러나 지금은 ‘전쟁이 나도, 제재가 걸려도, 미국 정부가 데이터를 못 빼가는 곳’을 찾는다. 업계에서는 이 현상을 지오패트리에이션(Geopatriation)이라고 부른다. ‘내 땅에 내 데이터’라는 평범하지만 가장 강력한 투자 철학이 등장한 것이다.

가트너는 올해 소버린 클라우드 IaaS(서비스로서의 인프라) 지출이 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년 대비 35.6% 폭증이다. 그러나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워크로드의 20%가 이미 해외에서 자국이나 신뢰 지역으로 이동 중이며, 2030년까지 유럽·중동 기업 75% 이상이 ‘자국 중심 클라우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IT 트렌드가 아니라 도시부동산의 생존 전략과도 직결된다.

한국에서도 바람이 거세질 수 있다. 특히 수도권 남부(용인, 평택, 안성, 이천)이 주목받는다. 이곳은 이미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로 자리 잡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이 반도체 생산 라인에 투자하면서 땅값이 치솟고, 덩달아 데이터센터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새로운 바람이 불 수가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전기값 싸요?”라고 물었다면, 지금은 이렇게 묻는다. “여기서 드론이 날아오면 어쩌죠? 미국 클라우드 법 때문에 데이터가 미국 정부에 넘어갈 일은 없나요?”

소버린 클라우드를 원하는 고객은 더 이상 단순한 서버 룸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디지털 요새를 원한다. 안정적인 다중 백업 전력망, 지하 벙커급 냉각 시설, 드론 방어 시스템, 물리적 방호 설비까지 요구할 수 있다. 주변 1km 내 군사시설 여부부터 꼼꼼히 따진다. 과거 입지 선정의 3통(통근·통학·통신)이 이제 4통(통신·통제·통합·통안)으로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개발회사들은 지도를 펼칠 때 나침반 옆에 지정학 리스크 지도를 함께 놓을 수 있다.

도시계획도 변한다. 데이터센터가 밀집하는 지역은 더 이상 일반 산업단지가 아니다. 곧 ‘디지털 안보 구역’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크다. 용도지역 완화, 건폐율·용적률 특례, 세제 혜택이 ‘국가 안보 기여도’와 연계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정부의 하이퍼 AI 네트워크 전략과 GPU 5만 장 확보 계획은 이 흐름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역별 전력·수자원 관리, 데이터센터 전용 송전망 구축, 주변 개발 제한 구역 지정 같은 새로운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 소버린 클라우드 시장은 미국 기업들 의존도가 높아 국내 전체 시장에서 10%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율을 빠른 속도로 계속 높여야 한다. 토종 클라우드서비스 플랫폼 CSP(네이버, KT 등)의 공공·금융 점유율이 올해 40%를 돌파한다. 정부 기관의 소버린 AI 투자 비율도 2024년 27%에서 올해 50% 이상으로 급증하는 속도다.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결국 이번 중동 사태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부동산 가치는 더 이상 ‘얼마나 잘 통하는가’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가?’ 가도 중요해졌다.

데이터가 흐르는 방향이 곧 돈이 흐르는 방향이다. 그 흐름을 가장 안전하게 품을 수 있는 땅이 승자가 된다. 과거 철도 시대, 자동차 시대, 인터넷 시대를 거치며 입지의 의미는 늘 바뀌었다. 이제 데이터 시대가 왔다. 클라우드가 하늘에 떠 있지 않고 땅 위에 있다는 깨달음은 도시부동산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부동산·경영컨설팅 전문가로 델코리얼티그룹을 이끌고 도시 기획·컨설팅 프로젝트 등에 다양하게 참여 중이다. ULI코리아 명예회장,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며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도시대학원 겸임교수이자 칼럼니스트로서 도시·부동산 분야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최민성 칼럼니스트/델코리얼티그룹 회장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K-금융을 3류로 만드는 3연임 금지법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신경영을 선언하며 제품이 아니라 경영 방식과 조직문화, 의사결정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혁의 본질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데 있다는 메시지였다.3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금융이 택한 방식은 그와 정반대다. 구조를 손보기보다 사람의 임기를 먼저 법으로 제한하려 한다.이재명 정부가 제기한 문제의식은 금융지주 내부의 폐쇄적인 이너서클과 장기 집권 구조였다. 그 문제의식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초임 3년에 연임 한 차례만 허용해 재임기간을 최 2 주말 사이 극적인 대전환 : 미국 AI 산업이 오픈소스로 방향을 틀다 [전명산의 AI블록체인도시 이야기-17] 최상급 AI는 이미 위험할 정도로 충분히 똑똑한 단계에 들어섰다. 그런데 Kimi K3의 등장은, 오픈소스 모델 역시 동등한 수준으로 똑똑한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미국은 일찍부터 AI에 안전장치라는 고삐를 달았다. 그리고 그 고삐를 단 AI는 정작 방어 기능이 거세된 것이었다. 이제는 해킹 방어도 오픈소스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중국은 한편으로는 오픈소스 규제 정책을 만지작거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AI 리더십 구축을 위해 오픈소스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Kimi K3 공개 직후 백악관은 문샷이 앤트로픽의 Fable 모델을 대규모 증류했다고 공개 비난했다. 중국산 오픈소스에 대한 사용 금지 조치도 공 3 아이브 안유진 '로또청약' 당첨에 청년들이 허탈한 이유 최근 아이돌 그룹 아이브 안유진이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방배' 청약에 당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온라인이 들썩였다. 소속사는 "개인적인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 당첨 여부와 주택형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온라인에서는 축하보다 "허탈하다", "씁쓸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이번 논란을 유명 연예인을 향한 질투로 해석하는 것은 본질을 비껴간다.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의 대상은 안유진 개인이 아니다. 공정한 절차를 거쳐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결국 수억원의 계약금과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 다시 말해 자금력이 당첨 이후까지 좌우하는 청약 구조가 만든 허탈감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