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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권리금 포기하고 폐업하는 상인들, '현금부자' 상가투자자는 미소?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0-09-08 17:23

위기를 기회로? 급매물 기반 상가투자 늘리는 부자들…부의 양극화 심화 우려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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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상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급하게 장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권리금’을 포기하고 나오는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소상공인들에 비해 자금에 여유가 있는 ‘현금부자’들이 매물들을 쓸어 담으면서 ‘부의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코로나19 충격에 커지는 자영업자 한숨, 중대형 상가 공실률 3년간 26.3%p 늘어

권리금이란 기존의 가게나 회사를 인수할 때 고객과 영업방식을 인계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어떤 건물에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오게 돼 임대인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 외에, 기존에 건물에 있던 전 임차인에게 내는 관행상의 금전이다.

권리금은 대상 부동산에 부설한 설비나 개량비용, 장사가 잘되어 수익이 보장되는 보이지 않는 대가 등이 포함된다. 쉽게 말해 ‘대박 가게’로 소문났던 가게 자리를 새로운 사장이 인수할 경우, 기존 사장에게 지급하는 돈이 권리금이라고 볼 수 있다.

권리금은 일종의 ‘관례’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회계학 기준에서는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금액이기도 하다. 기존 대한민국 법에서는 권리금이 인정되지 않았으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2015년부터 합법이 되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나 배달 어플리케이션 등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상가가 위축되자, 권리금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올해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충격이 결정타가 되면서 자영업·소상공인들은 권리금을 아예 포기하고 보증금이라도 챙기기 위해 급매물로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한 소상공인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한 자영업자는 “하루 종일 일해도 매출이 10만 원도 안된다”며, “임대료는커녕 유지비조차 낼 수 없어서 장사를 접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신촌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은 “4월 이후로 장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아예 없다”며, “그 전에도 장사가 잘되는 건 아니었지만 올해는 진짜 굶어죽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자료=부동산114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서울의 상가 수는 37만321개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39만1,499개에 비해 2만1,178개 줄어든 수준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점포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상가 감소 비중이 큰 업종은 PC방, 유흥업소 등 ‘관광/여가/오락’ 업종으로 나타났다. ‘관광/여가/오락 업종’은 1분기 1만1,714개에서 2분기 1만454개로 1,260개, 10.8% 감소했다.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제한하고,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게 하면서 이용자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평균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17년 1분기때 9.5%에서 올해 2분기는 12.0%로 3년만에 26.3%(2.5%p) 증가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2017년 1분기때 3.9%에서 올해 2분기 현재 6.0%로 3년 동안 53.8%(2.1%p) 늘었다.

2020년 상반기 월별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 추이 / 자료=경제만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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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를 기회로? 급매물 ‘줍줍’해 상가투자 늘리는 현금 부자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권리금을 포기하며 싼 값에 가게를 내놓고 있다.

반대로 자영업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여유로운 ‘현금 부자’들이 이렇게 나온 급매물들을 쓸어 담으며 부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보 큐레이션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의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거래량은 15만6031건으로 지난해 14만4200건 대비 1만1831건 증가(8.2%)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폐업이 늘어나며 급매물 거래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세금 및 대출 규제가 적다. 더불어 지난 5월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되며 시중에 유동자금이 늘었고, 이 자금들이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 소재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저녁만 되도 돌아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다들 일찌감치 문을 닫거나 아예 점포를 정리하는 곳도 많다”고 귀띔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기존에 저축해둔 돈이 많은 사람은 넘어진 김에 쉬어가는 심정으로 이 기회에 일을 줄이거나 점포를 늘려 미래를 도모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현금을 바리바리 싸들고 있는 사람만 계속해서 돈을 벌 것이고, 이것이 부의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CBRE코리아 웨비나(웹 세미나) 화면 / 자료=CBRE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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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를 통해 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임대 및 투자 수요는 견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정부의 다양한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는 가운데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과 해외 투자 자본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투자로 옮겨짐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 부문 이사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며 “CBRE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해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나, 다른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리테일 시장은 온라인 및 옴니채널 구축 등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며, 물류 시장에서는 신선식품 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콜드체인 확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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