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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신영증권과 ‘CERCG ABCP 소송’ 1심 승소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8-14 12:30

사진=CERCG 홈페이지

사진=CERCG 홈페이지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신영증권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보증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해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남부지법 제11민사부는 14일 신영증권이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낸 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2018년 5월 CERCG의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탈이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이 만기 상환되지 않았다. 그레이스 피리어드(Grace Period·상환유예기간)까지 원리금이 들어오지 않아 이 채권은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났다.

이에 따라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의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도 만기 상환되지 못했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국에서 발행된 ABCP(금정 제12차)까지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동반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이 ABCP 역시 CERCG가 보증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해당 ABCP 1645억5000만원어치를 인수해 판매를 주선했고 현대차증권(500억원) 등 금융회사 9곳이 이를 매입했다.

BNK투자증권은 2018년 5월 8일 발행된 금정 제12차 ABCP 435억원어치를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연 3.44% 이율로 사들였다. 같은 달 11일에는 현대차증권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ABCP를 연 3.41% 이율로 추가로 매수했다. 이후 바로 다음 영업일인 14일 신영증권에 100억원 상당의 ABCP를 연 3.405% 이율로 다시 팔았다.

BNK투자증권 A 차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4차 변론기일에 신영증권 측 증인으로 출석해 현대차증권으로부터 해당 ABCP를 매수한 경위에 대해 “현대차증권 B 차장이 금정 12차 ABCP 100억원 상당을 매도하고자 하는데 이를 받아줄 수 있냐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바로 다음 영업일에 신영증권에 ABCP를 다시 매도한 배경에 대해서는 “동일 종목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100억원 어치 팔라는 상급자의 지시에 매도하게 됐다”며 “B 차장에게 ‘100억원 어치를 팔아줄 수 있냐’고 묻자 ‘신영증권 C 부장에게 매도가를 내놓으면 된다’는 답을 들었다. 이후 케이본드를 통해 C 부장에 매도가를 제시하자 확정 메시지가 들어와서 거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이 투자 물량을 재인수하기로 사전에 합의했으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금정 제12차 ABCP 액면 98억원에 대한 매매계약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현대차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차증권은 실무자 간 사적으로 이뤄진 얘기일 뿐 공식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아닌 만큼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사설 메신저인 텔레그램 등을 통해 수요 협의 차원에서 일부 대화가 오고 간 것만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현대차증권의 입장이다.

지난 1월 유안타증권이 신영증권과 같은 이유로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148억원 규모의 매매대금 청구소송도 원고 패소로 판결이 났다. 서울중앙지법은 텔레그램 상 대화 내용은 매수계약 체결을 위한 논의 과정으로 확정적이고 구속력 있는 매수 의사 합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유안타증권 직원이 매매 계약의 내용으로서 성립했다고 주장하는 거래 조건이 케이본드(K-Bond) 메신저나 이와 유사하게 거래 내역을 저장할 수 있는 메신저상에 언급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케이본드는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채권거래전용 시스템으로 채권 거래에 있어 메신저 기능과 그 대화 내용을 저장해 거래 내역을 남길 수 있다.

법원은 텔레그램의 경우 비밀 대화 기능을 통해 대화 내용을 서버에 남기지 않을 수 있고 그 내용을 언제든지 삭제하거나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매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기 전에 거래조건을 변경·철회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유안타증권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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