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4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70원 오른 1,194.10원에 장을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은 미 주식시장 상승에 기대 개장 초 하락세로 출발한 뒤 달러 강세 여파로 이내 상승 반전을 시도하는 등 장중 내내 혼조 흐름을 이어갔다.
1.3%에 가까운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외국인은 주식 순매도로 대응했고, 달러는 미 제조업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 회복 가능성이 기대 아시아시장에서도 대체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이처럼 서울환시 주변 재료들이 달러/원 상승과 하락을 모두 지지하자, 시장 참가자들도 포지션 구축에 애를 먹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9820원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5% 떨어진 93.49를 기록했다.
■ 미 추가 부양법안 지연 이슈에 베팅
이날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시장 전반에 퍼진 리스크온 분위기 속에서도 달러 매수에 관심을 보였다.
미 추가 경기 부양법안의 지연과 이에 따른 자산 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확산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추가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다음주까지 백악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주식시장 충격이 불가피하고 달러 강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 있는 것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추가 경기부양 법안 지연이 달러 강세를 좀 더 자극할 것이고, 달러 강세는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기조를 둔화 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오늘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를 불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 5일 전망…틱톡·백신 개발 재료 주목
중국 동영상 앱인 틱톡 매각과 관련한 미중 갈등 이슈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희소식 등 호재성 재료가 겹치며 미 주식시장도 혼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추진과 관련, 마이크로소프트(MS)나 다른 미 기업이 틱톡을 사더라도 상관없다며 승인 의사를 밝히고 거래는 9월 15일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일 매각 시한이 지날 경우 틱톡 미국 사업은 퇴출 수순을 밟는다.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은 어떤 형태든 다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반면 스위스 제약사 릴리프 테라퓨틱스와 미 뉴로Rx는 공동 개발중인 RLF-100(아빕타딜il) 치료를 통해 몇몇 중증 코로나 환자가 빠른 속도로 회복한 사례들이 있었다고 발표함에 따라 유럽과 미 주식시장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시장에 관심사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주요국 경제지표 개선 속에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소식, 백신 개발 가능성 등은 오늘 미 주식시장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이나, 미 주식시장이 상승하더라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한 달러/원이 하락 모멘텀을 확보하기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