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금통위가 부동산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시장의 강세 분위기가 강화됐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기가 예상보다 더 위축될 것을 우려하면서 통화완화 정책에 무게를 두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파트값 급등에 대해 한은의 매파적인 스탠스를 예상했으나 한은은 상당히 도비시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동결할 수 밖에 없는 흐름이어서 레인지 상하단을 오가는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점도 강하다.
미국 금융시장에선 중국에 이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다.
■ 뉴욕 금융시장, 美中 경제지표 부진에 안전선호에 무게
미국채 시장은 경제지표 부진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채 금리는 다시금 0.6%대 초반을 향해 내려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3bp 하락한 0.617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34bp 떨어진 1.3103%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2bp 떨어진 0.1410%, 국채5년물은 0.95bp 내린 0.2738%를 기록했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는 예상보다 작은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는 전주보다 1만 명 줄어든 130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125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매판매는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전년대비 1.8% 감소해 예상치(+0.3%)를 대폭 하회했다. 중국 지표 부진에 이어 미국 지표도 부진을 보이자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뉴욕 주가도 하락했다. 경제지표 부진 속에 최근 지수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지수를 눌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5.39포인트(0.50%) 낮아진 2만6,734.71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0.99포인트(0.34%) 내린 3,215.57, 나스닥은 76.66포인트(0.73%) 하락한 1만473.83을 나타냈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 인덱스는 5일만에 반등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8% 높아진 96.35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중국 소비부진과 OPEC+의 감산규모 축소 결정 영향으로 하락했다. OPEC+는 8월부터 감산 규모를 일평균 960만 배럴에서 770만 배럴로 줄이기로 한 바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은 전장보다 45센트(1.1%) 낮아진 배럴당 40.7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42센트(1%) 내린 배럴당 43.37달러에 거래됐다.
■ 부동산 우려보다는 경기 부양에 무게 두는 한은
전일 금통위 스탠스는 부동산 과열보다는 경기 부양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5월 전망치인 -0.2%를 밑돌 것이라면서 수출의 어려움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의 경우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 스탠스가 금융안정보다는 경기부양 쪽에 맞춰져 있음을 강조했다. 코로나 진정 이후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선 '아직 먼 얘기'라는 입장을 취했다.
한은이 이렇게 나온 데는 최근 자신들이 봤던 성장경로에 변화가 왔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으나 최근 전염병이 오히려 확산됐으며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했다.
채권시장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매파적 코멘트를 대비하고 있으나, 이 총재는 유화적인 발언으로 '부동산보다는 경기'라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강세 모멘텀에도 한계는 있다. 한은의 유화적인 태도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기준금리가 0.5%로 내려가 있는 데다 국채나 기간산업채 물량 등에 대한 경계감도 남아 있다.
일각에서 기대하던 국채 매입 스케줄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주열 총재는 여전히 시장이 출렁일 경우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으나 자신들의 패를 미리 보여주면서 행동을 구속하는 선택지를 잡지는 않았다.
이날 금통위는 회사채·CP 매입기구의 대출 한도와 조건에 관한 내용 등을 의결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