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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은행 관련 주식 보유한 조윤제 금통위원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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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6-24 14:00 최종수정 : 2020-06-24 18:41

자료: 금통위원 임명 전 한은이 배포한 조윤제 위원 약력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올해 1월말 관보에 따르면 조윤제 금통위원은 재산 58억 215만원을 신고했다.
2017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주미대사를 역임한 조 위원은 당시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토지 3건(10억 5511만원), 본인과 배우자, 모친 명의의 주택 3채(26억 8293만원), 예금 10억 6543만원, 주식 9억 2668만원을 신고했다.

조 위원은 이후 올해 4월 21일자로 금통위원이 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첫번째 금리결정회의인 5월 29일 금통위에 참석하지 못했다. 보유한 주식 때문이었다.

이해관계 충돌 우려로 직무 수행을 할 수 없는 '제척 사유'가 발생해 금리 결정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재산공개대상자는 본인과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이 3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기준일부터 1개월 안에 주식을 전부 또는 3천만원 이하만 보유하도록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하고 등록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 체면 구긴 조윤제 금통위원

조 위원은 4월 21일 금통위원이 됐으며, 한 달 만인 5월 20일 보유주식에 대한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다. 1개월 내 주식을 처분하거나 백지신탁하는 길을 택하는 대신 심사를 받아보기로 한 것이다.

주식 매각이나 백지신탁 의무를 면제 받으려면 취임한 날로부터 1달 안에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조 위원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첫번째 금리결정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금통위가 조 위원의 제척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후 전날(23일) 한국은행은 조윤제 위원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3종목이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조윤제 금통위원은 6월 22일 저녁에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로부터 보유 주식에 대한 직무관련성 심사결과를 통보 받았다"면서 "심사 위원회는 조 위원의 보유주식에 대해 직무관련성 있는 주식으로 결정했으며, 조 위원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 조 위원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달 이내, 즉 7월 21일까지 해당 주식을 팔거나 주식백지신탁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7월 16일 열리는 금리결정회의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 조 위원이 투자한 종목 자회사가 한국은행과 계약한 업체

조 위원은 금통위원 취임 당시 좀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정보보안솔루션 업체인 SGA, 무선통신장비업체 쏠리드, 그리고 수상화물업체 선광 등 코스닥에 상장된 3개 종목을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GA를 발행주식의 1.5%가 넘는 75만주 가량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SGA의 자회사인 SGA솔루션즈가 2017년부터 한은과 문서저장통계시스템 유지, 정비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SGA솔루션즈와 계약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직무 관련성이 있을 확률이 높았다.

금통위원은 한은의 예산·결산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사람들이어서 업무와 관련된 주식을 갖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한국은행의 임철재 전산정보국장은 SGA솔루션와의 계약에 대해 "2017년부터 이 회사와 유지·정비계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1천만원 규모이며, 일단 올해도 연말까지 계약이 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 국장의 발언에 기초할 때 금액이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고 조 위원이 금통위원이 되기전부터 SGA 자회사는 한은과 거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금통위원이 주식을, 그것도 한국은행과 관련이 있는 종목을 들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한겨레신문>은 SGA의 다른 자회사가 외교부의 블록체인 기반 전자문서 인증시스템 사업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조 위원은 얼마 전까지 주미 대사를 하다가 금통위원이 된 인물이다.

■ 조윤제 위원 주식 보유 비판 많아

사실 금융시장에선 조윤제 위원이 보유 주식 때문에 5월 금리결정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

이후 업무 관련성이 있다는 판정이 나온 뒤 다시금 강도높은 비판은 다시 이어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조윤제 위원이 왜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을 하지 않고 버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이미지만 깎아 먹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금통위원이 주식 들고 있으면 당연히 의심한다. 심지어 부동산이 많을 경우 이를 의심하기도 한다"면서 "공직자가 의심 살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한국은행 내에서도 말은 못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한국은행의 한 직원은 "주식을 매도하든지, 백지신탁을 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까지 해서 의심을 받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조 위원이 '자존심이 강하고 원칙적인' 스타일이어서 이런 일이 빚어졌다는 평가도 보였다.

한 베테랑 한은 직원은 "조 위원이 트레이딩 용도로 주식을 보유하면서 이익을 취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면서 "자신이 판단할 때 업무와 관련이 없어 미리 팔거나 백지신탁을 할 필요 없이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판단을 받아보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윤제 '금통위원'의 주식 보유 소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세간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들도 많았다.

부동산 가치평가를 하는 한 감정평가사는 조윤제 위원의 주식 보유를 비꼬면서 "금통위원들의 직무관련성은 주식보다 부동산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평사는 "수십억대 자산가들인 금통위원이 겉으로는 공정한 척하지만, 저금리 정책을 통해 이익을 취해 왔다는 의심을 버리긴 어렵다. 공정이라는 가치는 당사자가 주장해서 확보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제3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도 알려져 정권 출범 이후 기재부 장관, 한은 총재 등 경제관련 수장으로도 거론돼 왔던 인사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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