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닫기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어떻게 책임을 지게 될지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래했다는 엄청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토안전부 보고서는 "중국이 코로나19 심각성을 은폐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 인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중국의 바이러스 유출 의혹을 제기하면서 미중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미중 갈등이 수면 아래로 잠기는 분위기 속에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됐으나,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와 확진자가 발생한 뒤 갈등은 다시 커지고 있다.
■ 중국, '일대일로' 통해 개도국들 빚더미에 올려..유럽에서도 악감정 적지 않아
그간 각국은 전염병 대응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도움을 받고도 중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이 먼저 전염병의 정점에서 먼저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뒤, 반성은 전혀 없이 구원자 행세를 하고 있어 불편해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EU 등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에 구호 물자와 의료진을 파견하면서 자신들의 외교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자 중국의 도움을 받은 나라에선 중국 외교관들을 불러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아시아, 아프라카 개도국들을 부채의 늪에 빠뜨린 뒤 그 나라들의 기간산업을 손아귀에 넣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각국의 중국 경계감이 커지기도 했다.
중국이 코로나19 '관리 부실'에 대한 자성은 없이 장삿속까지 비치고 있어 이를 경계하는 모습이 적지 않다.
유럽연합 쪽에선 EU가 지난주 중국이 코로나19에 관한 가짜뉴스를 소셜미디어로 확산시킨 의심이 든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중국 측은 즉각 이를 부정했다.
사실 중국은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대응에 실패한 뒤 이를 감추는 데 급급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린 30대의 젊은 의사 리원량은 구금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 리원량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가 사망했다. 언론 자유가 없는 중국의 매체들은 자국의 대응을 칭송하면서 세계가 모범적인 국가인 중국을 따라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최근엔 일부 EU 국가들이 중국이 의료지원으로 보낸 마스크와 검사 진단키트가 불량품이었다며 반송하기도 했다.
이같은 중국을 둘러싼 복잡미묘한 국제정세 속에서 미국이 코로나19 사태의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다시금 미중 분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세계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 최근 미국 실력자들의 계속되는 우한 연구소 바이러스 유출 의혹 제기
중국 우한시는 오래전부터 바이러스 연구로 유명했던 곳이다.
미국의 유명 소설가 딘 쿤츠가 1981년 작품 '어둠의 눈'(The Eyes of Darkness)에서 우한을 바이러스 발생의 진원지로 설정한 이유도 그 만큼 이 도시가 생화학 물질 연구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우한에서 백신이 없는 바이러스가 출연하고 2020년엔 폐와 기관지를 공격하는 심각한 폐렴이 전세계에 퍼질 것이란 내용으로 이야기의 뼈대를 꾸몄다. 소설의 내용이 현재의 상황을 상당 부분 설명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소설에 대한 관심은 커졌고 '우한 연구소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들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다만 그런 의혹 제기는 대부분 '허무맹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실력자들이 이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고 있어 이젠 무시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저녁 폭스 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중국이 무시무시한 실수를 했다. 그들은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6만 5천명을 넘어선 뒤 트럼프 대통령은 참지 못했다.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수많은 증거'를 거론하면서 우한의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중국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대해 자신 있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폼페이오는 ABC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우한 실험실에서 왔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 중국 실험실의 실패로 인해 세계가 바이러스 위협에 노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말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는 못했다. 사실 과거 사스 사태 당시에도 중국 실험실 유출 의혹은 있었던 게 사실이다.
■ 트럼프 발언으로 미중 갈등 재연 조짐...궁지 몰린 트럼프의 선거전략이란 평가도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져드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과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어서 금융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궁극적인 처벌은 관세가 될 것"이라며 무역분쟁 재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국내 코스피지수를 비롯해 각국 주식시장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1,230원선 근처로 급등했다.
올해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계산된 행동을 하는 중이라거나, 계속해서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진단들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최근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 각국의 적극적인 통화/재정 완화 정책 등이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나 미중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1조 달러 관세 부과 가능성 언급 등은 다시금 불안감을 키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나 각국의 적극적인 대처,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고 누그러질 가능성 등은 위험선호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는 재료로 평가 받았으나 미중 관계가 다시 틀어진다면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무엇보다 11월 대선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 이슈를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란 관측들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트럼프가 재선을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하려는 모습"이라며 "일본처럼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본인 입장에선 이 이슈를 선거까지 끌고 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