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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임 금통위원들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4-16 13:18 최종수정 : 2020-04-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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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신임 금통위원 후보를 발표했다.

조윤제 서강대 명예교수(전 주미대사),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현 금통위원, 주상영 건국대 교수, 서영경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원장이다.

■ 한은 총재와 동갑인 '정권의 거물' 조윤제..성향은 곧 '정부'?

조윤제 전 주미대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 장관 등 경제수장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조 후보는 참여정부 때부터 현 정권 사람들과 인연을 쌓아와 이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중요한 일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사람이다.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을 맡기도 했다.

조 후보는 경제 분야를 넘어 문 대통령의 통치 철학과 맞닿아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거물' 대접을 받았다.

조 후보는 1952년생으로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와 나이가 같다.

일각에선 워낙 거물이다 보니 2년 후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총재직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이란 '과도한'(?) 예상을 할 정도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조 후보의 임기는 4년이고 이 총재의 임기는 2년 남아 있다. 현 정권의 임기는 2년 남짓 남아 있다"면서 "조 후보가 금통위원을 하겠다고 한 것도 놀랍지만, 정권의 거물인사인 만큼 중간에 총재직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조윤제 후보가 참여 정부, 문재인 정부와 연이 깊은 만큼 조 후보의 스탠스는 기본적으로 정부와 조율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 연임된 고승범..이 총재, 매파 이일형 위원보다 무난하다고 판단

이번에 연임된 고승범 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추천몫으로 기존 금통위원 중 1명이 연임된 것이다.

당초 이일형 위원, 고승범 위원 두 사람 중 연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많았던 가운데 고 위원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를 맞아 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조 위원을 연임시켰다고 밝혔다.

올해 4월 절반이 넘는 4명이 한번에 교체될 경우 정책의 연속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긴 했다.

금통위 내에서 조 위원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인물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비둘기파의 대표였다면 이일형 위원은 매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이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중립성이 돋보였던 고 위원이 연임 대상자로 무난했을 것이란 평가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임이 이뤄진다면 고승범, 이일형 위원 중 한 사람일 것으로 봤다. 이일형 위원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 고 위원이 됐다"면서 이주열 총재가 현재 정황 상 두 사람 중 고 위원이 더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

고승범 금통위원은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영향을 많이 받는 어려운 시기"라며 "조속히 실물경제가 회복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최초 '여성' 한은 이사였던 서영경..과거 매파 성향 이었지만 다른 경험 축적

최근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을 두고는 사실상 금통위원에 낙점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많았었다.

이번에 대한상의가 추천을 해야 하는 데다 문재인 정부의 '여성 우대 정책' 등에 따라서 무난한 금통위원 입성이 예상됐던 것이다.

서 후보는 김중수 총재 시절 승승장구해 온 인물이다. 여성으로서 최초로 부총재보(이사) 자리에 올랐다.

다만 김중수 총재 시절엔 총재와 부총재(이주열 현 총재)의 관계가 상당히 안 좋았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가 수장에 오른 뒤 '김중수 키드' 중 한 사람이었던 서영경 후보를 품었다. 두 사람이 막상 손발을 맞춰보자 죽이 잘 맞았고, 이 총재가 당시 서 부총재보의 업무 능력에 상당히 만족했다는 말들이 돌기도 했다.

한은 내에선 서영경 후보의 성향이 매파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대한상의에서의 경험, 위기 상황이란 점 등을 감안할 때 과거와 달라졌을 것이란 평가도 보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평상시의 상황이라면 서 후보의 성향을 매파 쪽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대한상의가 높은 금리를 싫어하는 데다 서 후보가 그 곳에서 근무하면서 경험한 게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점들은 과거보다 서 후보가 도비시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가 한국은행 근무 시절 금융에 치중했지만, 대한상의 경험을 통해 시야를 좀더 확대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 후보도 인터뷰에서 이럴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영경 후보는 금통위원 후보로 발표된 직후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조속한 회복에 힘을 보태겠다"면서 "한은과 대한상의 경험을 살려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금융과 산업의 관점이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정부 경제전략 관여해온 주상영..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새로운 조합 관심↑

금융위원회가 추천한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정부혁신관리평가단 위원 등을 거쳐 현재 기재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정부 쪽에서 일해온 인물인 데다 적극적인 위기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주 후보는 4월 2일 <한겨레신문>에 쓴 칼럼에서 "사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여력 면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낫다. 지난해에 짠 확장성 예산과 긴급 추경으로 국가채무비율이 적잖게 올라갈 것이 분명하지만 현재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0% 정도이고, 한국은행의 양적완화 조치도 이제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제통화를 찍어내는 국가가 아니라서 방심해서는 안 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면 경기회복을 바라는 글로벌 투자자들마저 비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국가별 성적표가 나올 텐데, 필자는 희망 섞인 전망을 해보고 싶다. 절대평가보다 상대평가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 성장 손실, 채무 증가 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기조를 추종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낮아진 기준금리 상황에서 추가 인하의 위험성도 인지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1.25%였던 올해 2월에 쓴 칼럼에선 통화정책적 대응의 한계도 거론하고 있다.

주 후보는 2월 6일 <한겨레신문>에 쓴 칼럼에선 "정책금리가 1% 내외로 낮은 상황에서는 추가적으로 인하할 폭도 제한적인데다 자칫 금리 인하가 장기적 경기침체의 시그널로 읽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러면 금리를 내려도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를 막을 수 없게 된다"고 적었다.

그는 "그런데 금리를 제로로 내리고 양적완화를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추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늘어난 유동성이 금융 부문에서만 돌아다니거나 이미 존재하는 실물자산인 부동산으로 쏠리는 허망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성공한 것은 오바마 정부의 확장 재정과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이 총동원된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양적완화에 힘입은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진 것이 주효했으며, 국제통화를 찍어내는 국가로

서 자본 유출을 우려할 이유가 없는데다 대규모 재정적자를 감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들었다.

그는 또 이 글에서 "한국의 경우 정부부채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어서 당장 통화정책 대응이 급한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경우 금리의 실효하한이 제로가 아니라는 점, 정부 부채를 미국이나 일본처럼 마냥 늘려나갈 수는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책 조합을 미리 구상할 필요가 있다. 버냉키는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유동성의 일부를 재정지출이나 감세 재원으로 활용해 실물경기를 직접 자극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버냉키와 그레고리 맨큐 등 걸출한 제자를 다수 배출한 스탠리 피셔도 최근에는 중앙은행이 긴급재정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 후보는 한은의 긴급재정지원을 검토할 수 있는 등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새로운 조합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인물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한은과 정부가 어떤 협력 모델을 만들지 지혜를 모아 보자는 입장이다. 이제 그 자신이 이와 관련해 어떤 답안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한편 금통위원의 무더기 교체를 막기 위해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한은과 금융위가 추천하는 금통위원은 이번만 임기가 3년이다. 즉 고승범·주상영 후보의 임기는 3년이며, 조윤제·서영경 후보의 임기는 4년이다.

금통위 매파의 상징이었던 이일형 위원, 견고한 비둘기파로 활동해온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모두 오는 20일 임기를 마친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임 금통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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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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