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주요 유럽국과 미국 금융시장은 '성금요일'(부활절 전 금요일)로 휴장했다.
따라서 이날 달러/원은 대외 주요 가격 변수보단 원유 감산 합의 이슈나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이 등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달리 말해 국내 주식시장 흐름과 연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와 같다.
일달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은 원유 감산 합의 내용에 실망한 탓인지 환시 개장 전 2% 가까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2022년 4월까지 2년 동안 점진적으로 감산폭을 줄이는 데도 합의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산유국들의 이번 감산 합의 수준이 글로벌 판데믹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급감이 일일 최대 2천만배럴로 추정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울환시 주변 리스크오프 재료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원의 급등 가능성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 및 질적 완화 조치 공개 이후 크레딧 지표가 전반적으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 또한 서울환시서 점차 무르익고 있어서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급감 하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도 달러/원 하락을 기대하는 시장 참가자들에게는 숏재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주식시장이 원유 감산 합의 실망에 2% 내외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다면 달러/원은 전 거래일 급락분을 만회하는 급등 흐름을 이어갈 수도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재료가 시장에서 부각된다면 오늘 달러/원의 상승폭은 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달러/원은 1,206~1,215원 사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면서 달러/위안과 코스피 흐름과 연동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금융시장 휴장으로 원유 감산 합의 실망에 따른 가격 흐름이 아시아시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될 수밖에 없는 데, 일단 감산 규모에 대한 실망으로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은 리스크오프로 흘러 갈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원도 오전에는 위쪽으로 비교적 강하게 방향을 틀어잡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둔화되고 있는 데다, 글로벌 달러 역시 지난 주말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 원유 감산 합의 실망에 따른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장중 내내 힘을 얻진 못할 것이고, 달러/원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상승폭을 줄이는 모양새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