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70원 떨어진 1,20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1,210원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12일(종가 기준, 1,206.50원) 이후 거래일 수로 21일 만이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유동성 공급 조치 계획 발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업 대란이 확인된 탓에 달러가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원유 감산 합의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달러/원 환율은 빠르게 장중 낙폭을 줄이며 1,215원대까지 레벨을 높였다.
여기에 중국 물가지표 악화도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짓눌렀다.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 달러당 7.0354 위안이었다. 이는 전장대비 0.26% 가치가 절상된 것이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447위안을 나타냈다.
■ 달러/위안 속락에 역외 롱스탑 재개
달러/위안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자 서울환시 역외 참가자들은 더는 롱포지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롱스탑을 물량을 쏟아냈다.
역외의 롱스탑은 역내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까지 부르며 이날 달러/원 급락에 촉매로 작용했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급감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강도가 현저히 둔화된 점도 달러/원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를 시작으로 달러/위안 급락,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감 등 여러 호재가 어우러진 것이 역외의 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며 "특히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는 오늘까지 27일째 이어졌지만,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은 시장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달러/원 환율은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추가 하락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시장은 10일(현지시간) '성금요일'(부활절 전 금요일)로 휴장한다. 따라서 달러/원 가격에 미치는 재료는 원유 감산 이슈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석유수출구기구(OPEC)와 러시아 및 기타 산유국들(OPEC+)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5-6월두 달 간 일일 10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으나, 멕시코의 반대로 결국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들은 이르면 10일(현지시간) 다시 감산 합의 회의를 연다는 계획이다.
설사 원유 감산 합의가 있었더라도 1,000만밸러 감산은 큰 의미가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급감은 일일 최대 2천만배럴로 추정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원유 감산 합의가 실패하거나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은 리스크오프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다. 달러/원에는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