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연구원은 "금리는 여전히 높지만 이미 단기시장의 차환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단기 자금시장은 자본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전달되는 통로이기도 하다.
김 연구원은 "금융이 혈액이라면 단기자금시장은 백혈구의 역할을 한다"면서 "일시적 경색을 해소해주고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콜(Call), CD, CP, 전단채 등으로 구성된 단기자금시장 중 신용위험과 관련 있는 주체는 단연 CP, 전단채다. 현재 관심의 중심은 여기에 있다.
4월에 돌아오는 CP/전단채 만기(4/8~4/30)는 약 45.7조원이다. 발행 등급 중 가장 우량한 A1급은 38조원으로 가장 많다.
김 연구원은 "4월 CP 만기도래분을 기초자산별로 보면 일반CP가 20.9조원, ABCP가 15.1조원, PF가 9.7조원"이라며 "지난 1년간 월간 만기가 약 120조~140조원이었으니 45조원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단기시장 경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부담"이라며 "특히 정책 지원(채안펀드 등)으로 7~10조원의 자금이 투입되겠지만 만기 전체와 비교하면 적은 규모"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월초 5영업일(4/1~4/7) 동안 약 23.3조원 만기 중 대부분이 상환 또는 차환됐다. 같은 기간 CP/전단채는 약 25.6조원 발행됐다. 일반회사 CP는 약 2조원 순발행을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추후 만기를 기초자산별로 확인해 보면, 신용도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공사 CP 및 정기예금 ABCP가 약 10.2조원"이라며 "어차피 정책자금의 목적이 모든 만기를 해결하겠다기보다는 시장의 안정을 위해 일부 담당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점차 백혈구가 제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3월 중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하던 상황에서 가장 큰 걱정은 단기자금시장이었다. 미국 Libor-OIS 스프레드는 100bp를 넘어섰고, 국내 CP금리(A1, 91일물)는 5년 만에 2%를 넘어섰다.
자본시장의 조달 시스템이 멈춰버리면서 기업들은 단기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세계 주가지수 폭락으로 증권사들의 ELS 증거금 관련 단기자금 조달 니즈가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3월 24일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내에 단기자금시장 지원책(7조원)이 포함됐다.
김 연구원은 "2008년에는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이 발표되고 두 달 이후 실행됐던 단기자금시장 지원이 이번에 바로 나왔다"면서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자(子)펀드 중 하나를 CP/전단채로 배정되면서 정책의 초점이 단기시장에 집중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