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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건설사 맞아? 디에이치·써밋·르엘 '하이엔드 브랜드'의 역사

왕호준 기자

hjw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0-24 18:16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 로고.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 로고. /사진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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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왕호준 기자] 10년 전만 해도 힐스테이트·푸르지오·롯데캐슬이 아파트 대표 브랜드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런 이름을 가진 아파트는 자취를 감추고 디에이치·써밋·르엘 같은 낯선 이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설립은 현대건설로부터 시작됐다. 2015년 현대건설은 '디에이치(THE H)'를 선보였는데 디에이치는 단 하나를 뜻하는 THE에 ▲Hyundai ▲High-end ▲High Society의 의미가 담겨있다.

현대건설은 2015년 당시 3.3㎡ 당 분양가 3500만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에만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전의 포문을 열었다. 고급 이미지와 희소성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에 질세라 대우건설은 2017년 '정상'이라는 뜻의 '푸르지오 써밋(SUMMIT)'을 내놨다. 기존 푸르지오 브랜드를 사용하던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추가한 것이다. 이에 더해 대우건설은 올해부터 '푸르지오'를 떼고 '써밋' 단독 브랜드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는 고급 주거 시장에서의 브랜드 상징성을 강화하고 써밋만의 독자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흑석뉴타운 11구역과 노량진5구역 등 아파트에서 써밋만을 사용하며 독자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SUMMIT) 로고. /사진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SUMMIT) 로고. /사진제공=대우건설

써밋 브랜드의 독자 정체성화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전반의 콘셉트를 모던한 한국적 디자인으로 규정해 현대적으로 구현된 한국적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대우건설 써밋만의 독창성을 표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를 운영 중이다. 그리스어 단어 아크로스의 앞부분에서 가져온 아크로는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한다. 아크로는 시장에서 하이엔드라는 그 가치를 입증받고 있다.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한때 3.3㎡당 기준 전국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 잡았으며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고급 주택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앞선 브랜드와 다르게 비교적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를 만든 건설사도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는 2022년에 시작됐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귀한·고급을 의미하는 HAUTE와 땅·영역·대지를 의미하는 TERRE가 결합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뜻을 만들어냈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를 방배와 반포 등 강남 핵심지에 적용하며 고급 주거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멈추지 않고 롯데건설도 '르엘(LE-EL)'로 차별화에 나섰다. 한정판을 뜻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의 약자 'LE'와 시그니엘·애비뉴엘 등 롯데가 사용하는 접미사 'EL'을 결합했다. 최고급의 한정판 주거 상품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한정판 상품 전략은 유효했다. 지난달 잠실 르엘이 전부 완판되며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주거 시장에서의 위상을 증명했다. 이는 르엘 브랜드가 하이엔드 브랜드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음을 보여준다.

이런 성과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르엘은 서울 한강변을 중심으로 최고의 입지에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다"며 "뛰어난 입지를 바탕으로 상품성과 설계·품질 등이 성공적 분양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 로고. /사진제공=롯데건설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 로고. /사진제공=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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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또한 비교적 최근인 2022년 '드파인(DEFIN)' 브랜드를 만들었다. 강조를 위한 접두사 DE와 좋음·순수함을 의미하는 FINE를 통해 의미를 만들어냈다. 이에 더해 정의하다를 뜻하는 Define을 차용해 이 시대에 부합하는 최고의 가치로 새로운 주거 기준을 정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드파인은 신반포 27차 재건축 단지인 드파인 더 퍼스트 반포를 시작으로 강남을 넘어 ▲노량진 6구역 ▲노량진 2구역 ▲노량진 7구역 등 노량진 뉴타운 재개발 사업지에 집중하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렇게 하이엔드 브랜드가 급증한 배경에 대해 건설업계는 여러 요인을 제시한다. 먼저 소득 수준 향상과 함께 주거 환경에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며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형성된 것이 하이엔드 브랜드 시장 성장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하이엔드'이라는 이름의 희소성이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브랜드 경쟁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왕호준 한국금융신문 기자 hjw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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