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10원 내린 1,22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째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폭등과 4차 경기부양책(1조5천억 달러 규모) 기대가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을 포함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원화를 포함해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이 한층 주목 받았다.
국내 역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에 이어 이날 50명 이하로 확인되면서 리스크온 분위기는 장 막판까지 이어졌다.
달러 강세도 아시아시장에서 둔화되면서 달러/위안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달러/원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0830위안을 나타냈다.
■ 코로나19 낙관론 경계 속 역외 달러 매도
역외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도쪽으로 매매패턴의 변화를 가져갔다. 롱물량을 거둬들였고, 신규 숏포지션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이는 유럽과 미국,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불안 심리 역시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이 당장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시장 전반에 설득력을 얻으면서 달러/원은 장중 1,220원대 중반 레벨 위로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의 성장률도 둔화될 수밖에 없고, 수출 부진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달러/원의 급작스러운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달러 경색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기술적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는 8일 달러/원 향방은 코로나19 진정에 따른 시장의 리스크온 분위기가 유럽을 거쳐 또 한번 미국 금융시장에전해질지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주식시장이 전일 7% 폭등세를 또다시 이어가긴 힘들겠지만, 조정이 아닌 상승 쪽으로 흘러간다면 역외시장에서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은 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1조5천억원 규모의 4차 미 경기부양책이 정부와 의회에서 논의되고, 실제로 실행될지 여부도 시장 심리나 주요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통화스화프 자금이 외화자금시장에 꾸준히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달러 경색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됐다"면서 "이제 주식시장 회복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멈춰져야 달러/원도 안정세를 찾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 감산 소식 여부와 코로나19의 관련 미국 내 뉴스 등도 주식과 채권, 환율 등 모든 가격 변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