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80원 오른 1,22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 주말 사이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불구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가능에 기대 오름세로 출발한 뒤 상승세를 장 마감까지 이어갔다.
국내 금융시장은 중국의 금리 인하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경기 부양 기대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일정 부분 완화됐지만, 달러/원은 아시아시장에서 오히려 상승 흐름을 보인 달러의 흐름을 좇아 장중 내내 강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18일째 이어진 외국인 주식 순매도도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장중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한때 상승 반전함에 따라 달러/원은 1,220원대 진입 이후 추가 상승 모멘텀은 다소 둔화됐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071위안을 나타냈다.
■ '달러 강세 전환+가격 메리트'
이날 달러/원은 1,220원대 진입 이후 상승폭 축소가 아닌 추가 상승을 시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7일물 역레포 금리 20bp 인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달러/위안이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아시아시장 전반에서 글로벌 달러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데다, 달러/원의 경우 최근 급락 과정을 거친 탓에 저가성 매수세도 꾸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이유로 코스피지수가 한때 상승 반전에 나서며 국내 금융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달러/원은 장중 상승모멘텀이 장 막판까지 이어졌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달러가 약세 흐름을 딛고 상승하자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롱물량을 거둬들이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장중 미 주가지수 선물이 상승 반전하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오늘 달러/원은 다른 가격 변수는 재껴두고 달러 흐름에만 연동하는 모습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가 유럽을 거쳐 뉴욕 외환시장까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경우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달러는 경기 위축 가능성과 미 연방준비제도의 달러 유동성 공급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불안 심리가 달러 수요로 이어진다면 또다시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
하지만 미 주식시장이 전 거래일 하락분을 만회하는 강한 반등을 보여준다거나, 한국과 미국 양자 간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에 따른 달러 실공급이 주중 이뤄질 가능성에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달러/원의 급등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의 유럽과 미국 확산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둔다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또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국은행이 밝힌 대로 120억달러에 이르는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외화대출을 통해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한다면 자금시장 안정과 함께 달러/원의 상승 흐름은 일단 진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