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20원 내린 1,21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장중 한때 1,206원선까지 내려서며 그간 달러 경색에 따른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달러/원은 개장초 부터 글로벌 달러 약세에 기대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어 잡고 출발한 뒤 장중 내내 내리막을 탔다.
이후 아시아시장에서도 달러는 약세를 이어가며 주식시장 상승폭 축소, 미 경기 부양법안 연기 가능성 등 악재 노출에도 달러/원은 계단식 하락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정부의 외화자금시장 안정 대책 효과와 함께 다음주 한국과 미국 양자간 통화스와프 협정에 따른 달러 공급 가능성 제기 등도 시장의 롱 마인드를 위축시키며 달러/원 급락을 촉발하는 이유로 작용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도 달러 약세 속에 7.0851위안을 나타냈다.
■ 달러 약세가 롱스탑 유발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미 하원이 경기 부양법안 표결을 지연할 수 있다는 소식 등 여러 악재가 전해지며 아시아 주식시장 뿐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은 개장 초 장중 상승분을 대거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 물량은 점점 늘어났고, 이 때문에 달러/원의 하락세도 멈춰서는가 했으나, 시장 예상과 달리 달러/원은 이에 아랑곳 없이 하락폭을 확대해갔다.
이날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4천8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글로벌 달러가 힘없이 주저 않으면서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의 롱스탑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서울환시에 꾸준히 유입됐지만,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팔자 우위속에 그 영향력은 극히 제한됐다.
그는 "특히 국내의 경우 외화자금시장이 빠른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현물환시장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면서 "정부의 달러 공급이 본격화되면 국내 외환시장의 경우 더욱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 30일 전망…미 경기부양 법안 하원 표결 주목
오는 30일 달러/원 환율은 2조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급 경기부양 법안이 미 하원 표결을 거쳐 실행될지 여부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가지수 선물은 미 하원이 법안 표결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애초 예정대로라면 미 하원의 경기부양 법안 표결은 27일(현지시간)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의원이 이번 부양안의 구두투표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표결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달러 약세와 함께 주식시장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서울환시 달러/원도 현 레벨에서 추가 하락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주로 예정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에 따른 달러 실공급이 이뤄질 지도 외환시장 참가자들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대형 이벤트 중 하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한국인이 다음주 연준으로부터 달러 공급을 받는대로 시장 안정을 위해 지제없이 투입하겠다고 한 만큼 통화스와프 이슈가 다음주 서울환시에 핵심 재료가 될 것 같다"면서 "시장 예상대로 1차 통화스와프 달러 공급분이 40억달러 수준이라면 외화시장뿐 아니라 자금시장에도 달러 경색 현상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