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사이 미 주식시장은 슈퍼 부양법안의 미 의회 통과 기대에 폭등했다.
미 여야 의원들이 대규모 부양책 최종 쟁점사항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의회가 몇시간 내 부양책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고,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달 14일 부활절 전에 미 경제가 다시 열리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93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장보다 2,112.98포인트(11.37%) 폭등한 20,704.9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9.93포인트(9.38%) 오른 2,447.33을 나타냈다.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57.18포인트(8.12%) 상승한 7,417.86에 거래됐다. 지난 13일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이머징 통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48% 낮아진 7.0872위안에 거래됐다. 장중 7.0706위안으로 내리기도 했다. 달러/원 1개월물 환율 역시 급락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249.60원)보다 15.35원(스와프포인트 -4.00원 반영)이나 급락한 1,230.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러한 밤사이 국제금융 시장 분위기가 이날 서울환시에도 오롯이 이어질 경우 달러/원 환율은 계단식 하락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려면 국내 주식시장이 미 주식시장 폭등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간다거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멈추고 순매수로 전환하는 등 특정한 시그널이 나와야 한다.
아울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감소 추세도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밤사이 미 주식시장이 폭등했지만, 이는 슈퍼 부양법안에 대한 의회 통과 기대와 낙폭과대 인식이 어우러진 결과이지 근본적인 악재가 해소로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달러/원의 추세적 하락을 예상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주식시장이 폭등했지만, 여전히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셧다운을 선언한 주들도 계속 늘고 있다"면서 "실물 경제 위축이 당분간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식시장 폭등은연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달러/원은 글로벌 자산시장내 위험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1,230원대 안착과 동시에 1,22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 장중 악재가 노출되거나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확대될 경우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형성된 탓에 달러/원의 하락 역시 불가피해 보이나 폭락세까지 연결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여전히 국내 금융시장은 달러 경색에 시달리고 있고, 외화자금시장에 불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