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5.90원 급락한 1,259.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급락은 지난 19일 밤사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한국은행과 600억 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달러 경색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원 급락을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미국과 통화스와프로 확보하는 달러를 시장에 지체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역내외 참가자들도 롱스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외국인 주식 순매도 추이가 둔화되면서 3% 안팎의 강한 반등을 보여주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 인민은행이 대출금리 동결을 결정한 탓이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180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4.05%로 동결했고, 5년물 LPR 역시 4.75%로 유지했다.
■ 달러 경색 해소 기대는 일러
한미 통화스와프로 국내 달러 경색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달러 수요가 극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글로벌 자산시장 내 자산 가격 하락에 투자자들이 현금(달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둔화하거나, 백신 또는 치료제 등이 나와야 비로소 달러 경색에서 시장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오후 전망…1,260원선 주변 박스권 등락
오후 달러/원은 1,260원선 주변서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 폭등에 따른 고점 매도 성격의 달러 매물도 일부 등장하고 있고,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의 롱스탑 물량도 꾸준한 편이어서 달러/원의 낙폭은 현 레벨에서 어렵지 않게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주가지수 선물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미국과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 소식 등은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LA에 이어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이동 명령 발동하는 등 미국 내 코로나19 불안이 또다시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달러/원도 추가 하락 모멘텀이 더이상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아시아 주식시장이 통화스와프 등의 재료로 반등하고 있지만, 어제 폭락분의 절반도 만회하지 못하는 흐름이라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 강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