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을 선언함에 따라 지난밤 사이 글로벌 자산시장은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코로나19의 심각한 확산 수준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 주식시장은 또 한 번 폭락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464.94포인트(5.86%) 낮아진 2만3,553.22를 기록했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40.85포인트(4.89%) 내린 2,741.38을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92.20포인트(4.70%) 하락한 7,952.05에 거래됐다.
유가 폭락마저 이어지며 주식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월가 일각에서는 사실상 강세장 종료를 선언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2% 상승한 96.53에 거래됐다.
'개인과 중소기업 납세 연기를 고려 중'이라는 스티브 무느신 미 재무장관의 발언이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이처럼 이날 서울환시 주변은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는 재료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달러/원의 무조건 상승을 예단하기도 어렵다.
주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대적 경제패키지가 우리 시간 이날 오전 10시 전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 기대로 미 주가지수 선물시장은 1%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기대 속에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이다.
서울과 수도권 집단 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확산과 주식시장, 유가 폭락 등은 달러/원 상승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나, 결국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달러/원 상승은 일정 부분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경제 부양 패키지와 함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도 오늘 달러/원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은 트럼프 연설 내용에 따라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아시아 주식시장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달러/원 방향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87~1,198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