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 주식시장 급락과 원유 가격 폭락 등으로 시장 불안 요인 또한 여전해 달러/원의 하락 폭은 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달러/원의 상승을 예상하기도 한다.
지난 주말 사이 글로벌 달러는 1% 가까이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본격 확산으로 국채금리가 사상최저치를 경신하자 달러화 금리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자산시장 내 위험회피 분위기로 달러/엔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엔화 강세). 105.40엔으로 0.72% 급락했다. 달러/스위스프랑도 0.73%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는 위험회피 무드 탓에 강세폭이 제한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3% 내린 6.9325위안에 거래됐다.
뉴욕 주식시장도 코로나19 경계로 장중 급락세를 이어가다 장 막판 경기 부양 기대로 낙폭을 대거 줄였지만, 시장 전반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는 여전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6.50포인트(0.98%) 낮아진 2만5,864.78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9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51.57포인트(1.71%) 내린 2,972.37을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62.98포인트(1.87%) 하락한 8,575.62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금리 인하만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지수들을 압박했다고 분석했다.이처럼 이날 서울환시 주변은 달러 약세와 미 주식시장 하락이라는 달러/원 하락과 상승 재료가 혼재해 있다.
지난 주말 사이 달러 약세 심화로 우선 달러/원 환율은 개장 초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미 주식시장 하락과 궤를 같이하며 급락세를 보일 경우 낙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또 중국의 지난 1~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넘게 급감했다는 소식은 달러/원 상승을 자극할 수도 있는 요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 수출액은 2,924억5000만달러 전년동기 대비 17.2% 감소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정점에 달한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북한이 미상 발사체를 또다시 발사했다는 소식도 달러/원의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주식시장이 하락한 상황에서 달러/원의 환율의 무조건 하락를 점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여기에 북한의 도발과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오늘 달러/원 향방을 예상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19 위협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도 본격적으로 경기 위축 우려과 함께 경기 부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특히 외환시장에 대한 당국의 개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는 달러/원의 상승 요인이다"면서 "달러 약세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리스크오프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달러/원 하락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