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0원 오른 1,21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기대로 개장 초 내리막을 이어가며 장중 한때 1,210원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 데다, 한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하자 빠르게 낙폭을 줄였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34명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국내 총 확진자 수는 1천595명으로 늘어났다. 추가 확진자 증가 폭으로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여러 악재가 전해지자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롱포지션을 빠르게 늘렸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역송금 수요까지 더해지며 달러/원은 오후 들어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흐름을 반복했다.
반면 중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등에 영향으로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7.02위안 후반대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이어갔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274위안을 나타냈다.
■ 外人 주식 순매도 지속…달러 수요 부담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심상치 않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악재가 불거진 이후 연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월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3조원 가량 주식을 팔아 치웠다.
결국, 외국인 주식 순매도 자금이 국내 원화 자산에 재투자되지 않는다면 고스란히 서울환시로 유입(달러 수요)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악재가 주식시장에 1차 충격을 주고 나서 외환시장에 2차 수급 충격을 안기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롱포지션을 좀처럼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주식 자금 수요가 서울환시에 유입되다 보니 달러/원이 쉽사리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28일 전망…美 주식시장 반등 주목
오는 28일 달러/원 환율은 1,220원대 재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 주식시장이 반등에 실패하고 또다시 주저앉는다는 것을 전제한 예상이다.
미 주식시장은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지만 또 한번 코로나19 악재를 맞닥뜨려야 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CDC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거주하는 자국민이 여행 이력이나 확진자 접촉 없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 첫 감염 사례이기 때문에 미 금융시장이 이를 예민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서울환시의 경우 대외 가격 변수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산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커지더라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다면 주식이나 환율 모두 가격 메리트가 있어서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