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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버티고 싶은 한국은행..기준금리카드 아끼고 대출카드 활용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2-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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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20년 2월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 수치

자료: 2020년 2월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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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향후 통화정책의 관건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악영향의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에서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자율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당연시하고 달려왔지만, 금통위는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현재 경기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전염병의 부정적인 효과는 1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면서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1%로 20bp 내렸다.

이 총재는 "이번 경제전망 시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점차 진정될 것으로 전제했다"면서 "이 같은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될지 아니면 그보다 장기화할지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은은 내심 버티면서 정책여력 아끼고 싶어..인하 대신 금융중개지원대출 활용

한은이 코로나19의 파장을 우려했으나 금리를 더 내리는 것은 조심스러워했다.

대신 과거 총액한도대출이라고 불리던 금융중개지원대출 카드를 빼들었다.

한은 금통위는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증액하기로 의결했다.

관광, 외식, 유통 등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과 중국으로부터 원자재·부품 조달 및 대중국 수출 애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에 5조원(은행대출 기준 10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중 4조원을 지방소재 중소기업에 지원하되 특히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중 한도 미소진 프로그램(중소기업대출안정화 프로그램)의 여유분을 활용해 성장 동력 및 고용 확충에 기여할 수 있는 창업기업 및 일자리창출기업에 실질적으로 1조원(은행대출 기준 약 2조원)을 증액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자금가용성 확대(은행대출 기준 최대 약 12조원) 및 이자부담 경감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 및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경제 곳곳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를 내리기 보다는 신용정책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국내 수요 활동의 위축은 경제 요인보다는 감염확산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금리조정보다는 서비스업이나 코로나19 충격을 크게 받고 있는 피해기업을 선별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라는 큰 칼을 쓰기 보다는 특정 분야를 타게팅하는 정책에 무게를 둔 것이다.

A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한은이 금리 인하보다는 특정 분야에 대출을 지원하는 길을 택했다"면서 "내심 현 수준에서 금리를 더 인하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작년 7월과 10월의 2차례 금리인하가 실물경제에 파급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 역시 추가 인하 카드를 아끼려는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총재는 또 "현재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에서 0%까지 인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금리가 제로로 가는 것을 상정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총재는 그간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 점을 고려해 정책금리는 주요 선진국보다 높게 있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해 왔다. 일단 이날은 사람들이 0%대 기준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1%까지 내리는 것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이다.

총재는 "금리정책 여력 축소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따른 한은 금융안정 부담 여전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나타난 서울 아파트 폭등, 거듭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풍선 효과 등도 한은이 쉽게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원인이 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동결 배경과 관련, "가계부채가 여전히 높고 주택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총재는 특히 "금융안정을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만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간 일각에서 부동산이나 가계부채는 정부에 맡기고 한은은 성장률과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한은이 금융안정 문제를 미시적 정책에만 맡겨 둘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 총재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소위 대출규제라든가 신용규제 등 거시건전성정책이라고 하는 게 금융안정에 유효한 수단이지만 그것 하나로 금융안정이 그대로 보장되는 그런 게 아니다"라면서 "정부의 거시건전정책이라는 게 나름대로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부동산에 대한 경계감을 표출한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총재의 금융안정 관련 발언은 부동산 때문에 금리를 못 내린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며 "부동산(가계대출)으로 대변되는 금융안정 의지를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비둘기파 세 확장 차단한 한은파

이날 금리 동결은 2명의 인하 주장과 함께 이뤄졌다.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금리인하 주장을 펼칠 것이란 점은 모두가 예상하던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하 주장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은 집행부 내부적으로 금리인하 거부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임지원 위원 쪽에서 이탈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특히 이자율 시장에선 '이미 인하로 정해진' 두명의 비둘기파 위원 외에 추가로 인하를 주장하는 사람이 나올지 주목하기도 했지만, 소수의견이 늘어나지 않은 셈이다.

C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인하를 주장할 2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런 구도가 조금도 바뀌지 않은 것은 금리인하에 상당히 부정적인 사건"이라며 "이러면 4월이나 5월 금리인하도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 향후 금리인하 여부, 관건은 코로나19 여파...일각에선 한은 경제전망 낙관적이라고 평가

다만 여전히 관건은 전염병의 파장이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어느 정도의 강도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지가 통화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평가 받는다.

이주열 총재도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거론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예상보다 더 악화될 경우 금리인하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총재는 "코로나19로 앞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지만, 현재 금리수준은 필요시 대응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는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마이너스 '폭'이 얼마나 달할지에 따라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2~3월 실물경제 지표가 크게 둔화되고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에 못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조사국장은 그러나 "그간 감염병 유행 사례 봤을 때 코로나19가 기저적인 경제충격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최근엔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막판 스퍼트로 4분기 성장률이 급등한 뒤 1분기에 마이너스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작년 1분기 성장률은 -0.4%였다.

사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상하는 사람도 많았던 가운데 코로나 충격이 더해져 어떤 수치가 나올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아직 2월이 끝나지 않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1%를 밑돌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다보니 한은의 예상이 좀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보인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도 좋고 다 좋다"면서 "다만 이날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나오는 말들을 보니 경기에 대한 심각성이 안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한은 조사국장이 올해 1분기 성장세가 작년 1분기에 못 미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기저적인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한 점이나 오프라인 소비위축을 온라인 쪽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한 발언 등을 겨냥한 평가다.

E 채권 매니저는 "지금은 한은의 주관적인 해석보다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빨리 개선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현재 정황상 한은 역시 경기가 어렵다는 소리만 하기도 어려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추경으로 경기 방어에 나서겠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4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없어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B 증권사 딜러는 "이번 사태로 연간 성장률이 20bp 밖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믿기 어렵다"면서 "1분기 성장률이 무조건 마이너스로 보이는 상황에서 나이브한 전망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경제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대구는 멈춰 있다시피 한 상황인데, 어떤 계산으로 연간 2.1%이 나오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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