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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전염병 사태 계기로 만나는 경제부총리와 중앙은행 수장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2-13 13:47 최종수정 : 2020-02-18 21:50

출처: 한국은행

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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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수장이 내일 점심 때 서울 명동에서 회동한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14일 낮 12시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와 만나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과 '금융시장 동향 및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금융위원장, 금감원장도 참석하는 이 회의에서 당국자들이 갖고 있는 전염병에 대한 긴장감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한은 총재-기재부 장관 만남이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 기억들도 있는 가운데 당국 쪽에선 지금 같은 전염병 위기상황에서 경제 수장들이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 신종 코로나 사태, 데이터 조작 의구심 키운 중국의 발표

신종 코로나 사태로 각종 국내외 행사나 모임이 취소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사스 때를 능가할 것이란 예상들도 상당히 많다.

특히 최근 확진자 수 감소 등으로 전염병 확산 모멘텀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아침 중국에서 전해진 소식은 의외였다. 이날 소식은 언론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중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중국발 통계 수치 발표는 놀라웠다. 우선 후베이성 사망자 수가 242명으로 급증했다. 전날 94명을 기록하면서 사망자수가 줄어드는 듯 하다가 다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후베이성 누적 확진 환자수는 4만8206명으로 하루 사이 1만4840명이나 급증했다. 전날 1638명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폭이 커진 데엔 중국 당국의 설명 대로 진단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발표로 기존 통계에 대한 의구심도 다시 증폭되는 모습이었으며, 전염병 사태 조기 진화 기대감도 퇴색했다.

각국은 중국 전염병 여파에 대해 제각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사회과학원이 정부 정책을 통한 성장률 목표 달성을 공언하기도 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 사이엔 영향의 정도가 불확실해 향후 실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전염병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내일 국내에선 경제 사령탑과 중앙은행 수장이 자리를 같이 하는 것이다.

■ 6개월만에 모이는 금융당국 수장 4인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 등 4개 기관의 장이 공식적으로 회동하는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여름엔 일본의 수출 규제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때였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웠던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 금융당국자들의 모임이 있기 전 한국은행은 7월에 이미 금리를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움직인 뒤 선제 대응을 강조하던 시절이었다. 회의가 있은 두 달 뒤인 10월에 한은은 다시 금리를 내렸다.

이번엔 한국경제와 가장 연관성이 큰 나라인 중국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금융당국자들이 자리를 같이 하게 된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이 사태를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연일 회의를 열면서 '총력 대응'을 강조한 가운데 한은이 불쏘시개를 넣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내일 회의에서 한은의 현재 상황 인식을 엿볼 수 있을 듯하다"면서 "다만 통화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그널이 나오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한 바이러스 사태가 엄중하긴 하지만 최근 주가의 급반등과 부동산 풍선효과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2월 인하 신호를 보내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두 경제수장의 만남..금리인하 가능성 확대로 이해하는 시각

시장에선 이주열 총재와 홍남기 부총리의 만남 자체가 높은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지난 해 금융당국 수장들의 만남을 전후해 한은이 2차례 금리를 내렸던 만큼 이번 회동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사스, 메르스 사태 때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대응한 이력이 있는 가운데 이런 회동은 금리인하 확률을 높일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보인다.

B 증권사 채권딜러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은도 오해 받지 않고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찬스를 얻었다"면서 "정부는 상반기 금리 인하, 하반기 추경을 통해 경기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일 한은과 정부의 회동은 그 자체로 높은 2월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역사적으로 한국 금융시장은 정부와 한은의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진다고 해석하곤 했다. 정권 성격을 막론하고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목말라하던 정부는 한은의 금리 인하를 갈구하곤 했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 당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되면서 이 총재 취임 4개월 후인 8월에 기준금리는 인하됐다.

붙임성이 좋았던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주열 총재에 대해 연세대학교 선후배 관계 등을 거론하면서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그 해 9월 최경환 부총리의 유명한 '척하면 척' 발언이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한은은 이후 그해 10월에 다시 금리를 내렸다. 2014년 8~10월 3개월간 '인하-척하면 척-추가 인하'가 이어졌다. 한은은 이후 2015년 3월과 6월, 2016년 6월에도 금리를 내렸다. 현재의 기준금리는 2016년 6월에 낮췄던 역대 최저치인 1.25%와 동일하다.

물론 당시 정부와 한은 모두 '척하면 척' 상황에 대해선 오해라면서 강력하게 무혐의를 주장했다.

■ 금융당국, 정부-한은 만남에 대한 정치적 해석 경계하기도

금융당국자들 사이엔 내일 회동에 대한 '과도한' 억측은 반기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사실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융 당국자들이 모여서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경제의 둔화 가능성이나 그에 따른 한국경제 영향을 점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정부와 중앙은행의 만남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란 평가도 나온다. 거시경제를 책임지는 당국자들이 만나서 인식을 공유하고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일은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사안의 긴급성이나 엄중함을 감안할 때 한은과 정부가 만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면서 "연초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라는 돌발 변수가 생겼다. 두 수장의 만남에 대해 의심스런 시각으로 볼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축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은 중대한 일"이라며 "정부와 한은 모두 정책조화, 인식공유, 대국민 정보전달 차원에서 만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 정부 들어 정부 관계자들이 통화정책에 대해 말하는 것을 더욱 조심해 왔다. 과거 최경환 부총리 시절과 비교할 때 오해의 소지도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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