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글로벌 달러는 엿새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이러스가 중국 이외 지역의 감염자 급증 위험을 경고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발언 등이 달러 강세를 지지했고, 유로존 경제지표 둔화와 독일 정치 우려에 따른 유로화가 약세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공식 집계된 신종 코로나 2,3차 감염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방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달러/위안 환율은 미 주식시장 강세에 기대 오히려 내림세를 보였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9% 내린 6.9865위안에 거래됐다. 장중 6.9838위안까지 가기도 했다. 전 거래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6.9845위안 수준이었다.
달러 강세 속에서도 미 주식시장은 아마존 등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갔고, 달러/위안은 글로벌 달러 흐름보다 미 주식시장에 연동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따라서 이날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해 아시아 주식시장이 미 주식시장 강세에 영향을 받아 상승하고, 달러/위안 역시 6.98위안 수준에서 거래된다면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도 글로벌 달러 강세 재료를 뒤로하고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시장참가자들의 마인드다. 바이러스 악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역외 시장참가자들은 좀처럼 롱스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서울환시 주변 대외 변수들이 달러/원 하락을 지지하더라도 일부 롱 물량을 거두는 매매 패턴을 보이기는 해도 롱포지션 자체를 꺾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시장 마인드에 변화가 없다면 이날 달러/원의 하락폭도 극히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짐에 따라 서울환시에서도 달러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이 전일 하락분을 초과하는 상승을 보여준다거나 대규모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없다면 달러/원은 아무래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강세에 달러/원 환율이 위쪽으로 움직이더라도 달러/위안이 지난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거래됐던 레벨을 유지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보인다면 달러/원의 1,190원대 진입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참가자들도 포지션 플레이보단 시장을 관망함에 따라 오늘 달러/원은 1,185~1,189원선 사이 비교적 좁은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