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0원 오른 1,187.10원에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만 하더라도 글로벌 달러 강세와 코스피지수 하락에 따라 한때 1,194원선까지 레벨을 높였다.
역내외 시장참가자들도 달러 강세에 기대 롱플레이에 집중하며 달러/원을 끌어 올렸다.
이후 중국의 물가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고, 상하이지수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자 달러/원의 상승세도 빠르게 꺾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6.9845위안을 나타냈다.
중국 자산시장이 리스크오프에서 벗어난 것은 경제지표 개선뿐 아니라 중국 당국이 애플 위탁 생산업체인 폭스콘에 이번 주 공장 가동을 재개하도록 허용했다는 소식이 더해져서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장중 낙폭을 조금씩 줄이면서 달러/원의 추가 상승 시도를 막아섰다.
■ 중국발 훈풍에 역외 일부 롱처분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과 애플 위탁 생산업체인 폭스콘 공장 재개 소식에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즉각 반응했다.
특히 역외가 일부 롱물량을 처분하자 달러/원은 장중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역외가 롱처분을 쫓아 역내 시장참가자들도 롱을 거둬들였고, 1,190원대에 몰렸던 네고 물량 등도 달러/원의 상승분 축소에 일조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상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제조업 생산과 소비 위축 등을 가져올 것이라는 불안심리 때문이었는 데, 폭스콘 공장 가동 소식은 이러한 시장 심리를 완화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이에 주식시장보다 서울환시가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악재 해소시까지 달러/원은 당분간 1,180원대에서 머물다 악재에는 1,190원대로 올라서고, 호재에는 1,170원대까지 내려서는 비교적 큰 폭의 레인지 장세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 11일 전망…미 주식시장 반등 주목
오는 11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더라도 미 주식시장 반등 시 내리막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애플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 공장 가동을 허용함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밤 애플 등 제조업 주요 기업의 주가 상승을 중심으로 미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달러/위안이 7위안 밑에서 안정된 흐름만 이어가 준다면 다음날 달러/원은 1,180원대 중반까지 레벨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상하지 지수 반등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위안 하락도 폭스콘 공장 가동 재개 소식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만큼 미 주식시장도 이에 반응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며 "장 막판 달러/원의 낙폭이 줄어든 것도 미 금융시장이 리스크온 분위기를 탈 것을 선반영한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