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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 발행어음 선두 정일문에 '질적 우위' 차별화 선언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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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10 00:00 최종수정 : 2020-02-10 18:49

NH투자 잔고 4조 돌파 6.7조 한투 추격 가시권
물량 경쟁 대신 상품 다양화·리스크관리에 방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사장이 발행어음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발행어음 선발주자인 한국투자증권은 7조원에 달하는 잔고를 굴리며 투자은행(IB)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는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판매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의 잔고 격차를 크게 좁히며 바짝 따라붙고 있다. 올해부터는 물량 경쟁 대신 운용 안정성에 보다 무게를 두기로 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총 12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가 6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18년 말 4조2000억원 대비 2조5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연간 목표치인 6조원도 일찌감치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초대형 IB 지정과 동시에 업계 단독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시장에 선두 진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첫 번째 발행어음 상품인 ‘퍼스트 발행어음’은 출시 이틀 만에 5000억원이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발행어음 잔고 목표치는 8조원으로 세웠다. 한국투자증권은 운용자산 효율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고효율 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저효율 자산 비중은 축소해 제한된 자원으로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운용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판매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4조7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2700억원 불었다. 2018년 5월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한 NH투자증권은 같은 해 7월 ‘NH QV 발행어음’을 출시해 한 달간 85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월에는 외화 발행어음까지 출시했다.

올해는 6조원으로 발행어음 잔고규모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다만 정영채 사장의 과정가치 중심 경영방침에 따라 과도한 물량 경쟁보다는 운용 안정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적립식 상품, 외화 발행어음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물량 자체는 시장 상황과 운용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어 경쟁이 크게 의미가 없는 상황인 만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고객 자금 운용 특성을 고려한 안정성 및 유동성 관리를 우선으로 하되 적극적인 기업금융 및 대체투자 자산 편입을 통해 운용수익률을 제고하고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기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가장 늦게 시장에 진출한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2조1000억원을 조달했다. KB증권은 작년 5월 1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후 6월 3일 KB 에이블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출시 당일에 1회차 목표였던 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완판한 후 올해 연말까지 목표로 하고 있던 2조원도 조기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잔고 목표치는 3조원을 잡았다. KB증권 발행어음 사업은 자금부에서 사업관리를, IB 부문에서 기업금융 관련 업무와 부동산 자산의 운용을 담당하고 투자상품서비스(IPS) 본부 내 상품기획부에서 판매와 마케팅을 맡아 분담하고 있다.

발행어음 상품은 투자 기간별로 CMA 형태의 수시식과 1·3·612개월의 약정식, 적립식 등 개인용 6종, 법인용 5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원화뿐만 아니라 외화 상품도 발행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상품을 자산관리(WM) 고객기반 확대를 위한 전략상품으로 삼음과 동시에 조달된 자금을 통해 기업들에게는 기업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기업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IB 솔루션을 제공해나갈 예정”이라며 “발행어음 조달자금 운용은 단기적 수익실현보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실행으로 고객 관계 강화와 연계 딜 소싱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로 꼽히는 발행어음 사업은 회사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가 간단해 기업대출과 비상장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부동산 금융 규제까지 겹치면서 발행어음 수익성(마진) 악화가 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10%를 초과해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레버리지비율에 이를 가산하기로 했다. 그동안 발행어음 조달이나 운용자산은 레버리지 비율 산정 시 제외됐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0%를 초과하는 부동산 비중에 대해 레버리지 비율에 포함되면서 발행어음 부문 마진은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행어음은 IB를 강화하는 증권사들에 강력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발행어음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잠재적 사업자들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4일 하나금융투자가 진행하는 4997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751억원에서 3조9748억원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순이익을 합하면 하나금융투자는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유상증자를 3월 내로 완료하고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발행어음 인가 신청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7월 66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지난해 3분기 기준 4조2320억원까지 늘려 초대형 IB 요건을 채웠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인가 신청조차 내지 못하는 등 관련 절차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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