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0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90원 오른 1,182.1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원이 장중 1,180원선 위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12월 2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달러/원 상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우한 폐렴 우려를 직접 언급함에 따라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특히 뉴욕 외환시장에 이어 달러/위안 환율이 아시아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롱마인드를 더욱 자극했다.
같은 시각 달러/위안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6.9762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 외인 주식 순매도 전환에 일단 달러 사고 보자
우한 폐렴 확산에 달러/위안 상승, 여기에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자들마저 주식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서울환시는 시간이 지나면서 롱 마인드가 더욱 공고해졌다.
역외뿐 아니라 역내 참가자들까지 일단 달러를 사고 보자는 식에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출 업체의 네고 물량 이외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달러 매도 주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 폐렴 우려에 위안이나 원화 등 아시아 국가의 리스크 통화는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면서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롱포지션은 더욱 견고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오후 전망…당국 개입 가능성 주시
오전 중 달러/원 환율이 1,180원선 저항을 가볍게 뚫고 올라섬에 따라 오후에도 어렵지 않게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매도 공백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수급 관련 달러 매수세까지 유입된다면 달러/원은 1,185원선 진입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 같은 전망은 현재 달러 매도 공백 상황을 외환당국이 손 놓고 지켜만 본다는 전제에서다.
당국이 오후 들어 시장 개입에 집중한다면 달러/원은 1,180원선 아래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시장에 롱포지션이 워낙 많이 쌓였기 때문에 당국이 달러 매물을 쏟아낸다면 롱처분으로 이어지며 달러/원은 상승분을 대거 되돌릴 수 있다"면서 "오후 서울환시 관전 포인트는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설지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