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0원 오른 1,167.1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1,160원대 복귀다.
미국 주식시장 랠리와 미중 무역합의 낙관론 등에 따라 내림세를 보였던 달러/원은 오전 중 전해진 미군의 이란 공습 소식 이후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날 미군 공습으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이끄는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와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이란 군부 사령관이 사망했다.
이에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극에 달하자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이 리스크오프 모드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역외는 숏커버에 나서며 달러/원을 끌어 올렸고, 역내는 신규 롱포지션을 설정했다.
달러/위안도 상승하며 달러/원 상승에 일조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9681위안을 나타냈다.
■ 사라진 숏 분위기…북한 리스크도 가세
미군의 이란 공습 소식 이후 서울환시는 숏 분위기가 순식간에 소멸됐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안전 자산인 달러와 엔 등에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원의 급등을 자극했다.
서울환시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북한발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북한은 관영 노동신문을 통해 "북한의 존엄성과 생존권을 침해하려는 시도가 있을 경우 즉각적이고 강력한 공격을 하겠다"고 밝히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중동에 이어 북한 리스크까지 제기되자 역외는 오후장 들어 숏커버에 집중했다. 역외는 그간 쌓인 숏 등을 커버하면서 달러/원 상승에 대비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서울환시 포지션을 롱으로 돌려세웠다"면서 "당분간 미중 무역합의 훈풍이나 미 주식시장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역내외 참가자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 6일 전망…중동 리스크 여진 주목
오는 6일 달러/원 환율은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여진이 계속되며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원이 급등한 만큼 추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주식시장이 이전과 같은 랠리를 보이긴 힘들겠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탄탄한 체력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른 시일 내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미중 무역합의 서명식이 오는 15일 예정된 점도 이러한 시장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그는 "미국 금융시장이 이란 공습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다음 주 달러/원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