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시장도 지난밤 사이 미중 무역합의 기대 속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상황이어서 이날 달러/원의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고조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단계 무역합의가 거의 완료됐다고 밝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26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매우 중요한 합의의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은 아주 잘 되고 있다"며 "1단계 무역합의는 거의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도 일제히 상승했고, 달러/위안은 7.01위안선까지 내려섰다. 전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역외시장에서 7.0257위안을 기록했다.
최근 이어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반기 리밸런싱 때문인데, 이론 상만으로 따지면 전일 종가 기준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형성된 리스크온 분위기가 서울환시에서는 현저히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선다면 서울환시 수급뿐 아니라 시장참가자들의 숏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달러/원은 1,170원선 하향 테스트도 엿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날 달러/위안이 아시아시장에서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외국인이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로 대응한다면 달러/원은 1,170원선 초반까지 내려서 저가성 수요와 일대 수급 공방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어제보다 한층 고조된 상황이지만, 서울환시 수급은 결제와 역송금 수요 등으로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제 서울환시는 외국인 채권자금 매도 관련 수급 때문에 낙폭이 최소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달러/원은 달러/위안 하락세를 오롯이 반영할 가능성이 커 외국인 주식 순매도만 수그러든다면 달러/원은 1,170원선 초반선까지 내려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MSCI 리밸런싱을 마치고 국내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국내 금융시장도 미중 무역합의 낙관론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며 "달러/원 향방과 폭은 달러/위안과 함께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이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