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원 오른 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이 1,170원선 위에서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달 28일(1,170.70원) 이후 처음이다.
미 상원이 '홍콩 인권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미중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국은 홍콩 문제에 대한 미국 행동(홍콩 인권법 통과)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보복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글로벌 자산시장도 경색됐다. 특히 아시아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달러/원 환율에도 하락 압력을 가했다.
달러/위안도 미 상원의 홍콩 인권법 통과 소식 직후 레벨업을 시도했다. 지난밤 사이 7.02위안선 초반선에 머물던 달러/위안은 아시아 시장에서는 7.03위안대 중반에서 주로 거래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대출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달러/위안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해지긴 했으나, 시장 전반의 상승 분위기 자체를 꺾진 못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0333위안을 나타냈다.
■ 미중 무역합의도 안갯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의 큰 양보가 없는 이상 관세철회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중국 측은 관세철회가 1단계 무역합의의 기본 전제 조건이라면서 미국 측에 관세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합의 가능성을 저하하는 요인이기도 하나, 트럼프가 요구하는 중국 측의 양보가 이뤄진다면 스몰딜이 아닌 빅딜의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합의 체결에 앞서 터져 나온 홍콩 인권법 문제 등은 미중 무역합의 체결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21일 전망…미중 홍콩 갈등 파장 주시
오는 21일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1,170원선 안착 이후 추가 상승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문제에 따른 달러/위안 상승이나 아시아 주요 지수 하락 등이 미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미 증시의 체력이 워낙 견고해진 상태라서 홍콩 인권법 통과로 촉발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달러/위안 환율에는 홍콩 사태나 미중 갈등이 직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뉴욕환시에서도 달러/위안은 여타 통화와 궤를 달리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달러/위안 상승세가 뉴욕환시에도 확인되면 달러/원은 1,170원선 중반까지도 열어 둬야 한다"면서 "여기에 외국인 매도와 함께 국내 증시 하락이 계속된다면 시장에 숏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숏커버 등이 유입되며 다음날 달러/원은 계단식 상승 흐름을 이어갈 공산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