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달러/원 상승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합의 우려 재료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체결 전망을 놓고 일희일비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밤 중국이 미국과 무역합의 체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다시 미중 무역합의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중국 관료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철회에 부정적인 점을 들어 미중 무역합의 체결 전망을이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이에 달러/위안은 역외시장에서 7.03위안선까지 올랐다. 전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0135위안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합의 우려에도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달러도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 국채 수익률 하락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만나 마이너스 금리 등을 논의했다는 소식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유예조치를 재연장한 데다, 뉴욕주식 시장 3대 지수도 일제히 상승하면서 시장참차가들 사이에 리스크온 분위기 또한 여전하다.
이처럼 서울환시를 둘러싼 대외 재료는 달러/원의 상승과 하락을 모두 부추길 수 있는 요인들이다.
달러/위안 상승에 따라 이날 달러/원 환율이야 상승 압력을 피하긴 어렵겠지만, 추가 상승 동력을 얻기도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일부 관료들이 미중 무역합의 체결 전망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은 시장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미중 무역합의 우려가 여하튼 달러/위안을 끌어 올렸기 때문에 달러/원도 오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합의 우려에 이틀 연속 하락에 대한 반등 심리까지 더해질 경우 달러/원은 1,167~1,168원선까지 레벨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65~1,170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약세에다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 지연 등으로 달러/원의 상승이 점쳐진다"면서 "어제까지 역외 롱스탑이 계속되며 포지션이 가벼워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합의 불확실성에 기댄 신규 롱플레이가 유입되면서 달러/원의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