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는 미중 무역합의 우려 속에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촉발됐다. 특히 안전자산인 엔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
달러/위안도 약세를 이어갔다. 뉴욕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02위안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역외시장에서는 7.01위안에서 거래됐다.
달러/위안 하락을 필두로 한 글로벌 달러 약세만 놓고 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약세가 다른 이유가 아닌 미중 무역합의 우려로 촉발된 것인 만큼 무작정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체결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었고, 글로벌 자산 시장도 이를 가격에 반영하려 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합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달러/원이 1,170원선을 뚫고 레벨업을 시도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합의 우려에도 양국의 물밑 협상은 진행되고 있고, 달러/위안 환율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오히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지속되느냐 여부가 달러/원의 1,170원선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1단계 무역합의에 앞서 양국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지만, 무역합의 자체가 훼손되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위험자산 가격도 크게 떨어지진 않았다"면서 "달러/위안 환율 흐름만 놓고 보면 오늘 달러/원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67~1,173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무역협상 기대 약화와 중국의 경기 우려로 위험선호 심리가 둔화되면서 달러/원 상승은 1,170원선 회복을 다시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1,170원선 위에선 네고 물량이 대기하고 있고, 달러 약세 현상까지 이어짐에 따라 상단은 경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