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0원 오른 1,16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때 1,169원선 위를 넘나들던 달러/원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참가자들이 장 후반 롱포지션을 줄이면서 상승폭 또한 축소됐다.
여하튼 이날 달러/원 반등은 달러/위안 상승에서 비롯됐다. 지난밤 사이 미국의 한 관리가 내달 무역합의 서명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은 것이 뉴욕와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위안 상승을 촉발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7.065위안선에 머물던 달러/위안은 오후 들어 7.066위안선으로 올라섰으나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 역시 FOMC를 경계한 탓인지 상승폭을 축소했다.
■ '달러/위안 상승+코스피 하락'
달러/위안은 상승하고 코스피는 히락하면서 이날 서울환시 주변은 달러/원 상승 재료로 둘러싸였다.
갑작스레 미중 무역합의 의문론이 제기되면서 달러/위안은 상승했고, 코스피는 3분기 기업실적 둔화를 이유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달러 매수 쪽으로 기울었다. 전일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까지 부각되며 역내외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를 자극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상승은 달러/위안 상승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코스피 시장에서 계속되는 외국인 주식 매도가 시장 심리와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31일 전망…FOMC 금리 인하와 제롬 파월 메시지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시장은 크게 요동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FOMC 정례회의 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기자 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시사할지는 시장의 관심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FOMC의 추가 금리 인하는 내년 2월이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연준 의장이 이를 어떤 식으로 풀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느냐에 따라 글로벌 달러나 주식 시장이 달리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B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FOMC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사실상 미 금리 인하는 미들 사이클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단기 내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아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글로벌 달러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 의장이 현 경기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다면 달러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고 달러/원도 하락 압력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